[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T-삼성의 9차전을 앞둔 수원 KT위즈파크 1루측 덕아웃.
KT위즈 이강철 감독은 '전역한 최채흥의 모습을 영상으로 봤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여전히 좋은 투수다. 크게 변한 건 없다. 공략하기 쉽지 않은 투수"라고 상대 선발을 칭찬했다.
공략 포인트를 묻자 이 감독은 대뜸 이런 말을 했다. "4일 턴이잖아요."
여러가지가 함축된 전망이었다. 상무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지만 4일 턴을 소화했을 리 없었다. 지난 13일 잠실 LG전에서 5⅓이닝 동안 92구를 던졌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일요일 등판을 감안해 투구수를 조절했다"고 설명했다. "상무에서 선발을 했지만 한 주에 두번은 없었을 것"이라며 "책임감과 의욕이 강해 뭐든 할 수 있는 상태"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최채흥은 알게 모르게 복귀전에서 생각보다 많은 힘을 썼다.
스스로 "3회까지 엄청 긴장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입대 전 선발 경험이 많은 투수지만 그만큼 복귀전 긴장감을 피할 수 없었다. 체력소모가 평소보다 컸다.
1년 반 동안 경험이 없던 4일 턴. 쉽지 않았다.
최채흥은 이날 복귀 후 두번째 등판에서 4⅔이닝 10안타 2볼넷 3탈삼진 5실점을 했다.
1-0으로 앞선 2회 2안타와 볼넷으로 맞은 1사 만루에서 안치영의 땅볼과 장준영의 적시타로 2점을 내줬다. 삼성이 5회 4득점으로 5-2로 앞섰지만 투구수가 80개를 넘긴 5회말 1사 후 볼넷과 3연속 안타로 3점을 내준 뒤 2사 2루에서 마운드를 문용익에게 내줬다. 5회를 채우지 못한 채 투구수가 100구를 넘었다. 지켜내지 못한 리드. 아쉬운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팀이 5연패 중이라 더욱 아쉬움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체력적 한계는 어쩔 수 없었다.
전역 첫 주에 두차례 선발 등판. 에너자이저 최채흥에게도 쉽지 않은 일정이었다. 그런 면에서 다음 등판이 더 기대되는 투수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