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멋짐이 폭발했다!' 진검승부를 끝낸 사나이들의 만남이 이런 모습일까?
한 살 차이 선후배인 이정후와 곽빈이 손을 맞잡으며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두산과 키움의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두산의 선발투수로 나선 곽빈은 팀의 4연패를 끊어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마운드에 올랐다.
곽빈은 앞선 등판인 지난 17일 잠실 LG전에서 6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를 따내 상승세에 있었다.
곽빈과 이정후의 맞대결은 1회부터 펼쳐졌다. 1사 후 김혜성이 곽빈의 2구째를 때려내 우익수 앞 안타를 진루해 만들어진 1사 1루 상황,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섰다.
이정후는 곽빈의 2구째 148Km 짜리 바깥쪽 직구를 힘껏 끌어당겨 우익수 앞 안타를 만들어내 선취득점 찬스를 이어갔다.
1회부터 찾아온 1사 1,2루의 위기, 마음을 다잡은 곽빈은 양의지의 리드 속 신중한 투구를 펼쳐나갔다.
곽빈은 4번 이원석을 풀카운트 승부 끝 몸쪽 커브를 던져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 고비를 넘겼고 2사 1,2루 임병욱에 초구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2구째 슬라이더로 배트를 끌어내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이때 3루 덕아웃으로 향하는 곽빈과 박재상 3루 코치에게 장비를 건네던 이정후의 짧지만 강렬했던 만남이 포착됐다.
이정후가 외야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다 곽빈을 지그시 바라보며 '오늘 공 좋은데' 라고 말하듯 미소를 건넸고 이정후의 미소를 본 곽빈은 오른손을 내밀어 화답했다.
실점 없이 위기를 넘긴 곽빈의 자신감과 시즌 초반 부진을 씻어낸 이정후의 여유가 엿보였던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는 두산이 2대1로 승리했다. 곽빈은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6승(2패)째를 따냈고 이정후는 3타수 1안타(1볼넷)을 기록하며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두 선수는 WBC에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했고 금메달을 목표로 함께 그라운드를 누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