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두 달간의 기다림,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LG 트윈스 손호영이 1군 복귀전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팬들에게 확실하게 이름을 각인시켰다. 손호영은 24일 잠실 롯데전에서 2회말 첫 타석에서 스리런포를 터뜨리면서 팀의 9대1 승리에 일조했다. 두 번의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두 달간 퓨처스(2군)에서 재활 기간을 가졌던 손호영은 첫 타석에서 롯데 선발 찰리 반즈의 초구를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넘기며 포효했다.
손호영은 경기 후 "시즌을 늦게 시작했다. 나 때문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형들이 최근 굉장히 힘들어 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더라. 내가 1군에 있었다면 형들이 덜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도 했다"며 "또 다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없진 않았다. 하지만 마냥 재활만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기에 빨리 낫길 바랐다"고 지난 두 달을 돌아봤다. 첫 타석에서 쏘아 올린 스리런포를 두고는 "운이 좋았다. 코치님으로부터 변화구 타이밍을 잘 맞추라는 조언을 들었고, 돌아보니 초구가 가운데로 몰리기도 했다. 솔직히 실투를 잘 친것 뿐"이라며 "맞는 순간엔 홈런인 줄 몰랐는데 코치님 시그널을 보고 '넘어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자신감이 생길 수도 있지만, 안타가 하나 더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니 끝나고 나서 아쉽더라"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두 달간 기회가 될 때마다 손호영의 이름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손호영은 "감독님 말씀을 기사로 접할 때마다 '누구보다 잘 하고 싶다'는 의욕이 솟다가도 '1군에 가서 못 버티면 어떡하지, 한 순간에 끝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나를 그만큼 믿어주시는 걸로 여기고 부담감을 갖진 않았다.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생각이 컸다"며 "캠프 때 감독님이 (오)지환이형이나 (문)보경이나 (김)민성이형 빈 자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말씀하셔서 항상 연습을 다 했다"고 밝혔다.
손호영은 "통증 우려는 많이 지웠다. 경기 중엔 생각이 안나는데 코치님들이 좀 더 불안해하시는 것 같다"며 "시즌 끝까지 1군에서 건강하게 완주하고 싶다. 나 때문에 경기 졌다는 소리 듣지 않게 조용히 뒤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미소 지었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