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가 잇단 불운 속에 뼈아픈 역전을 허용했다.
창원에서 2연승 하고 광주로 넘어온 삼성은 12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시즌 6차전에 토종에이스 원태인을 올리며 3연승 도전에 나섰다.
불길한 징조는 3회에 나타났다. 원태인의 단짝 선배 포수 강민호가 3회말 수비를 앞두고 김재성으로 교체됐다. 삼성측은 "수비 시 미세한 허리 불편함으로 인한 선수 보호 차원의 교체"라고 설명했다.
원태인은 바로 3회말 1사 후 박찬호에게 선제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하지만 4회초 삼성 타선이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구자욱 피렐라의 연속 안타로 만든 2,3루에서 김재성의 타점과 강한울의 역전 적시타로 2-1.
순항하던 원태인은 5회말 1사 후 연속 안타로 1,2루 위기를 맞았다. 최원준에게 투수 땅볼을 유도했다. 병살타 코스. 하지만 2루 송구가 빗나갔다. 송구 실책으로 2-2 동점. 김도영을 삼진처리하고 2사 1,2루. 나성범에게 커터로 빗맞은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날카로운 공에 배트가 부러지며 원태인 쪽을 향했다. 뒤늦게 날아오는 배트 파편을 본 원태인이 놀라서 허리를 뒤로 꺾으며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2루수 김지찬이 전력질주로 투수 옆까지 들어왔지만 세이프로 2사 만루. 원태인이 허리가 아픈듯 쪼그리고 앉아서 고통을 호소했다. 타자주자 나성범까지 마운드로 달려와 원태인을 잡고 미안함과 함께 우려를 표시했다. 하지만 정작 허리를 잡고 덕아웃으로 물러간 선수는 원태인이 아닌 1군 복귀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2루수 김지찬이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전력질주하다 허리 쪽에 통증을 느꼈다. 김동진으로 교체됐다. 삼성측은 "허리 불편함으로 인한 교체"라며 "병원 검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원태인도 후유증이 있었다. 최형우에게 볼만 3개 던지다 오른쪽 어깨를 맞혔다. 이전까지 볼넷 하나도 없었던 완벽한 제구를 자랑하던 투수. 순간적인 놀람과 허리 뻐근함의 여파였다. 밀어내기로 허무하게 2-3 역전을 허용하는 순간. 그래도 원태인은 에이스였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최근 타격감이 좋은 이우성을 몸쪽 높은 148㎞ 강속구로 다시 한번 배트를 박살내며 유격수 뜬공을 유도했다.
5이닝 만에 주축 야수 두명이 통증으로 경기 중 교체된 삼성. 부러진 배트가 만들어낸 어처구니 없는 불운한 상황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