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고졸루키 김서현과 33세 베테랑 장민재가 선발경쟁을 한다. 두 선수가 나란히 퓨처스리그(2군)에서 재정비중인데 1군 복귀가 임박했다. 일단 두 선수 중 한명이 올스타브레이크가 끝난 뒤 후반기에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다. 외국인 '원투펀치'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 문동주, 한승혁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의 일원이 된다. 5선발 한승주가 불펜으로 돌아가면서 선발진 조정이 이뤄진다.
5인 선발이 고정돼 안정적으로 가면 좋겠지만,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그림일 뿐이다. 김서현과 장민재가 동시에 합류할 수도 있고, 시간차를 두고 가세할 수도 있다.
물론, 퓨처스리그에서 끝까지 최상의 투구 컨디션, 성과를 보여줘야 하다. 정해진 이야기가 아닌 열린 결말이다. 김서현은 이번 주 전반기 마지막 선발등판이 예정돼 있다.
중간투수로 실패를 맛본 김서현. 지난 6월 8일 1군 등록이 말소됐다. 퓨처스팀으로 내려간지 한달이 넘었다. 연습경기, 2군 공식경기에 나가 선발경험을 쌓았다. 기대했던대로 잠재력을 보여주고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 6일 고양 히어로즈전에 선발로 나서 5⅔이닝 5안타 1실점 호투를 했다. 97개 투구로 볼넷 3개를 내주고, 삼진 7개를 잡았다. 입단 후 최다이닝을 소화하고, 최다투구를 했다.
직구 평균 시속 151㎞, 최고 154㎞를 기록했다. 90구를 넘게 던지고도 150km를 찍었다. 공식 경기 기준으로 38구로 시작해, 100구 가까이 끌어올렸다.
김성갑 퓨처스팀 감독이 "흔들림없이 자신이 던지고 싶은 공을 던졌다. 오늘 경기를 통해 희망을 봤다"고 칭찬할 정도로 구속, 구위, 제구, 스테미너 모두 좋았다.
입단 직후 최고 마무리가 목표라고 밝혀 화제가 된 슈퍼루키. 불펜투수로 시즌을 시작해 두달 만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는 고교시절에 주로 중간투수로 던졌다. 팀 상황에 맞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했다.
투수 출신인 최원호 감독은 "투수 유망주는 선발로 시작하는 게 맞다. 신체능력, 근력이 20대 초중반이 되면 정점에 이르는데, 이 시기에 선발투수로 길게 던지는 게 좋다"고 했다. 또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나중에 불펜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성공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불펜투수로 짧은 이닝을 계속해서 소화하다보면, 다양한 경험을 쌓기 어렵다. 오랜시간 불펜에서 던지다가 선발로 전환하는 건 힘든 일이다.
선발투수 김서현이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