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꽃미남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에 이어 또 유럽파가 탄생했다.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다. 강원FC의 에이스 양현준(21)과 부산아이파크 핵심 미드필더 권혁규(22)가 스코틀랜드 최대명문 셀틱FC로 동반 진출한다.
이적시장 관계자는 14일 "양현준의 셀틱 이적이 확정됐다. 긴 협상 끝에 양 구단이 합의에 이르렀다"며 "셀틱은 부산에 권혁규 영입 오퍼도 넣었다. 지난겨울 오퍼보다 상향된 이적료 100만유로(약 14억2000만원)를 제시했다. 부산이 권혁규의 유럽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 이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K리그 이적시장 종료를 일주일 가량 남겨둔 시점에 찾아온 '빅 뉴스'다. 지난겨울 수원 삼성에서 뛰던 오현규(22)를 영입한 셀틱은 이번 여름 2002년생 측면 공격수 양현준의 영입을 정조준했다. 셀틱이 책정한 이적료는 250만유로(약 35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강원 구단측과 선수측이 이적 시기에 관해서 이견을 보였지만, 김병지 강원 대표이사와 양현준이 지난 5일 직접 만나 오해를 풀었다. 강원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여름 이적불가 방침'을 철회하며 셀틱과 협상을 매듭지을 수 있었다. 양현준은 구단과 마찰을 해결한 뒤에도 강원 유니폼을 입고 최선을 다했다. 2021년 강원에서 프로데뷔한 양현준은 올시즌 21경기에 나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 이적시장 막바지, 권혁규의 셀틱행도 급부상했다. 권혁규는 오현규를 비롯해 후루하시 교고, 마에다 다이젠, 하타테 레오 등 아시아의 재능있는 젊은 선수를 공격적으로 영입해온 셀틱의 주요 타깃이었다. 지난해 12월 '첫번째 제안'을 건넸다. 셀틱이 단순 영입 의향이 아닌 꽤 큰 규모의 이적료를 제시했다. 당시엔 소속팀 사정 등의 이유로 이적이 성사되지 않았다. 권혁규는 실망하지 않고 올시즌 K리그2에서 한층 성숙한 기량을 선보였다.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로 19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었다. 1m90-83kg의 탁월한 체격조건과 안정적인 볼 컨트롤 능력 등을 토대로 'K리그의 로드리(맨시티)'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천 상무(2021~2022년)에서 뛰던 시절부터 권혁규를 눈여겨본 셀틱은 영입을 포기하지 않고 이번 여름 다시 접근했다. 지난시즌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한 셀틱은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미드필더 보강 플랜의 일환으로 다시 손을 내밀었다. 지난 겨울 오퍼보단 상향된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권혁규는 '부산 유스 출신 1호 유럽파'라는 타이틀을 달게 됐다.
양현준 권혁규가 동반 진출할 경우, 다음시즌 브랜든 로저스 신임감독이 이끄는 셀틱 소속 한국 선수는 3명으로 늘어난다. 전방 공격수 오현규, 측면 공격수 양현준, 중앙 미드필더 권혁규가 동시에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박지성-이영표(PSV에인트호번), 기성용-차두리(셀틱), 구자철-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등 한국인 듀오가 같이 뛴 적은 있지만, 한국인 트리오가 유럽에서 한솥밥을 먹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양현준 권혁규는 셀틱의 일본 투어부터 참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셀틱은 오는 19일 요코하마에서 요코하마F.마리노스를 상대로 일본 투어 첫 번째 경기를 치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