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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못나가?' 원태인 대신 자원출전, 퍼포먼스상 왜 안줘? '인싸' 관심→수비→'처남 매부 기획' 깜짝 안타까지…, 이유 있었네[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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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34)은 올스타전에 나가고 싶었다.

KBO 리그 데뷔 4시즌째. 데뷔 첫 시즌인 2020년 이후 투수 후보로 나선 적이 없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타인의 주목을 즐기는 유쾌남. 축제 무대에 서고 싶은 건 당연했다.

포지션 별 구단이 추천하는 투수 명단. 삼성은 당초 토종에이스 원태인 (23)을 3시즌 연속 추천하려고 했다.

하지만 뷰캐넌이 반발했다. '자신도 올스타전에 나가고 싶다'고 했다.

고민 끝에 삼성은 뷰캐넌의 청을 받아들였다. 후보에 올랐고, 롯데 박세웅에 이어 차점 득점자로 베스트12 선발에는 실패했다. 결국 감독 추천선수로 꿈에 그리던 축제 무대에 섰다.

15일 밤 사직에서 열린 올스타전. 뷰캐넌의 흥이 제대로 폭발했다.

이틀 전인 13일 광주 KIA전에서 개인 최다인 119구 역투로 시즌 첫 완투승을 거두며 4대1 전반기 피날레 승리를 이끈 에이스. 이틀 후 등판은 무리였다.

드림 올스타(SSG, 두산, 롯데, KT, 삼성) 멤버로 나섰지만 마운드에 설 수는 없었다. 아쉬운 대로 우선 장외에서 활약했다.

3회 말 종료 후 그는 오스틴 딘(LG)과 함께 걸그룹 뉴진스의 댄스를 추며 관중을 즐겁게 했다. 3루 주루코치로도 섰다.

그걸로 끝낼 '흥부자'가 아니었다.

경기 종반, 기어이 출전까지 했다. 투수가 아닌 우익수였다.

중계 해설위원은 "수비를 잘 할 것 같다"며 외야 타구를 기대했다. 보여줄 기회가 왔다. 8회말 2사 후 오지환의 잘 맞은 타구가 우중간을 향했다. 뷰캐넌은 공을 보지 않은 채 전력 질주한 뒤 안정적으로 돌아서 캐치했다. 마운드 위 김원중과 양 팀 모든 선수들의 환호를 이끌어 냈던 명장면.

9회 초 공격에서는 타석에도 섰다. 2-8로 뒤진 2사 3루. '투수코치' 이정후가 나와 최지민을 '매제' 고우석으로 교체했다. 마운드에 한참 머물며 고우석에게 무언가를 당부했다. 덕아웃으로 내려오면서도 다시 한번 "볼넷 줘"라고 했다. 처남 매제의 기획으로 성사된 '타자 뷰캐넌' 볼거리. 반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결국 김민석의 자동 고의4구로 2사 1,3루.

뷰캐넌은 고우석의 빠른 공을 두차례 걷어낸 뒤 6구째 시속 150㎞ 몸쪽 직구를 통타해 중견수 앞 적시타를 날렸다. 덕아웃 안 강민호를 비롯, 양 팀 덕아웃을 들썩이게 했던 한방.

오지환이 뷰캐넌의 KBO 데뷔 첫 안타 공을 수거해 전달했다. 뷰캐넌은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며 잊을 수 없는 기념구를 품에 안았다.

자신도 즐기고, 팬도 즐겁게 했던 올스타전. 졸라서 출전하기를 참 잘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