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대구 라이온즈파크에 특별한 커피 차가 도착했다.
삼성으로 이적한 류지혁을 응원하기 위해 KIA 타이거즈 팬들이 보낸 커피 차였다. 다른 팀으로 떠난 선수를 위해 그 팀에 커피 차를 보내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
타이거즈 시절 얼마나 큰 애정을 받던 선수였는지를 느낄 수 있게 해준 장면이었다.
'지혁이가 쏘는 커피, 맛있게 드세혁'이란 간판을 내건 커피 차에는 '푸르게 빛날 류지혁 선수의 앞날을 응원합니다'라는 뭉클한 문구가 사진과 함께 적혀 있었다. 또 다른 한켠에는 '류지혁 선수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류지혁이란 선수를 매개로 KIA와 삼성이란 영호남을 대표하는 팀들이 하나로 뭉쳐지는 듯한 모습.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였던 광주 KIA-삼성전은 류지혁의 이적 후 첫 광주 방문 경기였다.
류지혁은 12일 광주 KIA와의 시즌 6차전에 6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3연전 첫 경기였던 11일 첫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이날 광주 팬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류지혁은 2회초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서며 헬멧을 벗고 3루측, 홈 뒤, 1루측 관중석을 향해 90도 인사를 했다.
KIA 팬들은 미리 준비한 문구를 스케치 북에 적어 떠난 류지혁을 열렬히 응원했다. '어디서든 Happy Baseball', '거기서도 아프지 말고 꽃길만 걷자' '삼성라이온즈 분들, 잘 부탁드립니다'는 등 진심어린 마음을 담았다. 류지혁에 대한 광주 KIA 팬들의 각별한 애정을 담뿍 느낄 수 있었던 장면.
그 애정이 커피 차에 담겨 라이온즈파크에 도착했다.
2020 시즌 중 홍건희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은 류지혁. 세 시즌 동안 누구 못지 않게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남다른 워크에식과 팀워크를 우선시 하는 헌신의 캐릭터. 동료와 팬들 모두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던 선수였다. KIA에 꼭 필요했던 안방마님 김태군을 얻은 기쁨과는 별개로 류지혁이 떠난 건 큰 아픔이었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재능과 인성이 광주를 떠나 대구로 왔다.
붉은 타이거즈 시절의 추억을 힘으로 푸른 라이온즈의 중심으로 활약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