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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스토리]'아시아 정복!'삐약이 신유빈의 금빛 환호…이제 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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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집에 금메달이 생겼어요."

금메달을 두 손에 꼭 쥔 '삐약이' 신유빈(19·대한항공)이 환하게 웃었다. '세계랭킹 1위' 신유빈과 전지희(30·미래에셋증권)는 2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북한 차수영-박수경 조(랭킹 없음)와의 항저우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4대1(11-6, 11-4, 10-12, 12-10, 11-3)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2002년 부산 대회 남자 복식의 이철승-유승민 조, 여자 복식의 석은미-이은실 조 이후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뒤 신유빈은 "너무 신기하다. 집에 금메달이 생겼다"며 환호했다.

신유빈은 어린 시절부터 '탁구 신동'으로 불렸다. 2009년 예능 프로그램에 탁구 신동으로 출연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신유빈은 초등학교 3학년이던 2013년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대학생 선수를 게임스코어 4대0으로 제압하며 모두를 놀라게했다. 중학교 2학년이던 2018년에는 조대성(삼성생명)과 한 조로 종합선수권 혼합복식에 나서 준우승을 기록했다. 신유빈은 2019년 만 14세11개월16일의 나이로 최연소 태극마크를 달았다.

막내의 기세는 매서웠다. 2020년 1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도쿄올림픽 세계 단체예선전 패자부활 결승전에서 1복식과 4단식에서 승리했다. 프랑스를 게임스코어 3대1로 꺾고 극적으로 올림픽 단체전 본선 티켓 확보했다.

눈물의 시간도 있었다.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 32강에서 두호이켐(홍콩)에게 패한 뒤 펑펑 울었다. 부상도 겹쳤다. 2021년 11월 처음 출전한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오른손목 피로골절 부상으로 기권했다. 2022년 5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피더 시리즈 복귀했지만, 한 달도 되지 않아 피로골절이 재발했다. 결국 손목뼈에 핀을 박는 수술을 받았다. 이 때문에 항저우아시안게임 선발전에 나서지 못했다.

기적이 발생했다. 코로나19 탓에 항저우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됐다. 신유빈에게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왔다. 그는 부상을 털고 돌아와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 5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전지희와 한국 선수로는 36년 만에 여자 복식 결승에 진출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7월 4일 발표된 여자 단식 세계 랭킹에서 신유빈은 9위에 오르며 생애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신유빈은 생애 첫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매운맛' 스매시를 선보였다. 그는 자신이 출전한 전 종목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복식에선 금메달을 따냈다. 여자 단식, 여자 단체전, 혼합 복식에선 동메달 3개를 챙겼다.

신유빈은 "부상이 있었어서 사실 이 자리에 없었던 것이었다. 운 좋게 행운이 찾아와서 경기에 뛸 수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했다. 뛰었는데 성적도 잘 나와서 잊지 못할 첫 아시안게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신유빈은 이제 2024년 파리올림픽을 정조준한다. 그는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출전하면 지금처럼 늘 하던 대로 연습 더 착실히 하고, 나가면 후회 없는 경기를 만들고 싶다. 도쿄올림픽 때 선수들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경험 많은 선수들은 집중력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꼈다. 살짝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번 대회) 단체전 뒤에 많은 것을 느끼고 스트레스 받은걸 잘 풀어가면서 큰 경험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1경기와 4경기 주자로 나섰지만 모두 패했다. 신유빈은 동메달이 확정된 뒤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아시아 정상에 오른 신유빈은 이제 더 넓은 세상을 향해 힘차게 걸어 나아간다.

항저우(중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