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완벽하고 행복한 해였다."
'극강의 호랑이' 춘천 타이거즈가 '장애인 스포츠의 꽃' 휠체어농구리그 통합챔피언에 올랐다. 조동기 감독이 이끄는 춘천 타이거즈는 지난달 30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막내린 2023년 휠체어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3전2승제)에서 '라이벌' 코웨이 블루휠스에 2연승하며 정상에 올랐다. 정규리그에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우승하며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는 팀…'눈물 닦고' 창단 첫 통합우승 환희
두 번의 눈물은 없었다. 2019년 겨울 창단한 춘천은 지난해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코웨이에 1승2패로 패하며 통합우승을 놓쳤다. 한 차례 좌절을 맛 본 춘천은 이를 악물었다.
이번 시즌 매서운 힘을 발휘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국가대표 출신 레전드 조 감독의 지휘 아래 '국가대표 공격 트리오' 조승현 이윤주 김상열이 공격에서 뜨거운 손끝을 자랑했다. 춘천은 정규리그부터 압도적인 레이스를 달렸다. 지난 7월 시작한 정규리그에서 15전승으로 정상을 밟았다. 무엇보다 코웨이 트라우마를 떨쳐낸 모습이었다. 춘천은 코웨이와의 대결에서 1라운드(7월14일) 70대64, 2라운드(9월9일) 63대50, 3라운드(9월16일) 60대52로 3연승했다. 또 지난달 8일 전남에서 열린 전국체전 결승에선 강원 대표로 나서 '서울 대표' 코웨이를 71대63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었다. 두 팀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다시 격돌했다. 정규리그 2위 코웨이는 플레이오프에서 제주 삼다수를 물리치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휠체어농구 선수 출신 국가대표 사령탑 김영무 감독이 이끄는 코웨이는 휠체어농구리그 최초의 실업팀으로 가장 안정된 전력을 구축했다. 김호용 오동석 등 '베테랑'과 양동길 윤석훈 곽준성 등 에너지 넘치는 '영건'들의 조화가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춘천과 코웨이는 우승컵을 두고 다시 한 번 마주했다. 조 감독은 철저하게 준비했다. 그는 "지난해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에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놓쳤다. 대표팀에 다녀온 선수들도 있어서 올해는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하면서 조금 휴식을 취했다. 태국으로 전지훈련(11월10~19일)을 다녀오기도 했다. 자체 훈련 때는 빅맨이 부족해서 5대5 경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전지훈련을 다녀온 덕에 실전 감각도 유지할 수 있었다. 상대가 어떤 전술을 가지고 나올지 준비하면서 시간을 충분히 잘 썼다. 위기 상황에서도 극복할 수 있도록 준비한 상황이었다. 2차전엔 조금 정신없는 상황이 나왔지만, 선수들이 잘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춘천은 경기 중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1차전을 75대62로 승리한 춘천은 2차전에서도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3쿼터 중반 잠시 역전을 허용했다. 일부 선수가 일찌감치 파울트러블 덫에 걸리기도 했다. 지난해 악몽이 떠오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춘천은 흔들리지 않았다. 곧바로 리드를 되찾으며 정상까지 행진, 78대68로 승리했다. 1차전엔 김상열이 22득점, 조승현이 21득점을 기록했고, 2차전에선 김상열-조승현 '쌍포'가 나란히 31득점으로 날아올랐다.
완벽하고 행복한 시즌…"좋은 팀 문화 만들겠다"
춘천은 올 시즌 정규리그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17경기 전승을 달리며 '퍼펙트 피날레'를 장식했다. 조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코웨이는 긴장을 풀 수 없는 팀이다. 서로를 잘 알기도 한다. 2년 연속 실패할 수는 없었다. 챔피언결정전까지 우승을 해야 성공한 것이 된다. '또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스포츠가 다 그런 것"이라고 입을 뗐다.
가장 중요한 순간 조 감독은 냉정을 유지했다. 그는 "선수들에겐 '자신감을 가져라. 우리가 시즌 중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결국에는 이겼다. 그러니까 흥분하지 말고 하라'고 했다. 경기 내용적인 부분에선 리바운드, 박스아웃, 패스 실수 줄이는 것 등을 요구했다. 이렇게 작은 것이 모여 결국엔 승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볼 하나를 소중하게 다루자고 했다. 선수들이 잘해줬다. 고생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론 부상 없이, 큰 문제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올해는 완벽한 해, 행복한 해였다"며 웃었다.
시즌을 아름답게 마무리한 춘천은 잠시 휴식을 취한다. 조 감독은 "지금은 조금 쉴 때다. 재충전해서 다음 시즌을 생각해야 한다. 사실 팀 내 변화가 예고돼 있어서 걱정이다. 벌써 머리가 복잡하다"며 "좋은 팀 문화를 만들고 싶다. 훈련 태도, 선수단 분위기 등이 좋으면 경기력은 따라올 것이다. 다른 팀 선수들이 봤을 때 '저 팀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문화를 만들면 승리도 우승도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더 높고 새로운 꿈을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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