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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 우승반지 영롱한 남자, 첫 라이브피칭서 148㎞ 씽씽…커져가는 기대감 [타이베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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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대만)=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령탑이 바랐던 압도적인 직구의 소유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야구 본고장에서 잔뼈가 굵은 투수다운 존재감은 확실하다.

롯데 자이언츠 새 외인 터커 데이비슨(등록명 데이비슨)이 그 주인공이다,

데이비슨은 이른바 '콜업 대기조'로 불리는 레벨의 투수다. 불펜으로 주로 기용된 2023년 한 해를 제외하면. 트리플A 등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142경기, 6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꾸준히 빅리그 대체 선발을 노크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행운을 거머쥐기도 했다. 202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 4경기에 선발등판해 승리없이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그 안정감을 인정받아 월드시리즈 5차전에 깜짝 선발등판했다.

결과(2이닝 4실점)는 좋지 않았지만, 이해 애틀랜타가 우승하면서 월드시리즈 출전선수에게 주어지는 레벨의 우승반지를 차지했다.

롯데 구단은 데이비슨 영입 당시 "좌완이면서도 타점이 높고 디셉션이 좋다. 완급을 조절하며 던지는 능력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140㎞대 후반의 직구 외에도 커브, 포크볼, 슬라이더, 스위퍼까지 구사하는 다양한 구종도 장점으로 꼽혔다.

지난해 선발로테이션을 한번도 거르지않고 무려 196⅔이닝을 소화한 애런 윌커슨의 대체자다. 그만큼 건강한 몸과 안정감을 보여줘야될 책무가 있다.

김태형 감독의 '원픽'은 아니었다. 사령탑은 과거 더스틴 니퍼트나 아리엘 미란다, 라울 알칸타라 같은 말 그대로 압도적인 직구를 지닌 1선발 에이스를 원했다. 하지만 영입 협상 중이던 선수가 일본행을 택했고, 차선으로 데이비슨을 택했다.

다행히 시작이 좋다. 찰리 반즈, 빅터 레이예스 등 외국인 동료들은 물론 국내 선수들과도 금방 어우러지는 친화력이 있다.

몸상태도 좋다. 데이비슨은 부상을 우려해 타이베이에서 열린 대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 참여하지 않고 타이난에 남아 몸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0일 첫 라이브피칭에 나선 결과가 긍정적이다. 총 18구를 던졌는데, 직구 최고 구속이 148㎞에 달했다. 투수의 구속은 본격적인 정규시즌에 돌입하고, 여름으로 넘어서면 상승하기 마련. 150㎞ 이상의 직구를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 미국보다 KBO 공인구에 좀더 만족한다는 후문.

구종별로 2~4개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한 결과도 호평.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주력인 반즈와 달리 스위퍼와 각도 큰 커브, 포크볼을 구사할 수 있어 예상보다는 스타일이 겹치는 문제도 덜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는 올시즌 반즈-데이비슨-박세웅을 주축으로 선발진을 운영할 예정이다. 롯데로선 2018년 레일리-듀브론트 이후 7년만의 '왼손-왼손' 외국인 투수 체제다.

4선발은 김진욱이 유력하고, 5선발 자리를 두고 나균안 한현희 등 베테랑과 박진 등 신예들이 경쟁중이다.

타이베이(대만)=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