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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와이팜 엑스포] ② 선박 설계하다 딸기농부 된 김정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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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하는 삶 고민하다 귀농 선택…집 팔아 산청에서 딸기 재배 시작
부족한 기술·경험 메워 안정적 영농 구축…부부 공동 경영으로 기반 확장

[※ 편집자 주 = 연합뉴스는 농협중앙회와 함께 4월 25∼27일 사흘간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 전시장에서 '2025 와이팜 엑스포(Y-FARM EXPO)'를 개최합니다.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한 농촌 일자리 정보와 귀농귀촌 성공 모델 및 지방자치단체별 귀농귀촌 정책을 제공하는 자리로, 올해는 88개 지방자치단체와 35개 기관·기업이 참가합니다. 연합뉴스는 귀농귀촌의 성공사례로 뽑혀 박람회에서 '2025 청년농업인 대상'을 받은 청년 농업인 8명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산청=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어린 시절 흙을 만지며 놀던 기억을 잊지 못했어요. 매일 쳇바퀴 도는 듯한 회사 생활에 지쳤을 때 용기를 내 귀농을 결심했죠. 내가 주체적으로 계획하고 노력한 만큼 성과를 내고 있어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연합뉴스가 주최하는 귀농·귀촌 청년창업박람회 '2025 와이팜 엑스포'에서 청년농업인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정재(38) 씨는 경남 산청군 단성면에서 농장 '열정딸기'를 운영하고 있다.
귀농을 결심하기 전 김씨는 통영에서 선박 설계 및 자동차 소재 개발을 하던 직장인이었다.
10년 넘게 회사 생활을 하며 상사들이 40대를 넘기지 못하고 대부분 이직하거나 창업을 준비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인생 2막'을 준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정년이 없고 미래 발전 가능성이 있으며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니 자연스레 농업으로 눈길이 갔다.
2021년 창원에서 진행된 '청년 귀농 장기 교육' 대상자로 선정되자 가족들 동의를 얻어 회사를 그만둔 뒤 8개월간 농업 교육을 받았다.
그는 "다행히 아내를 비롯해 가족들이 모두 저의 선택을 응원해줬어요. 아내와 저는 시골 지역인 남해·하동에서 각각 태어나 귀농에 대한 거부감이 덜했던 것 같아요. 태어나고 자라며 항상 가까이하던 농업이라면 업종을 바꿔도 적응하는 데 무리가 없겠다고 생각했죠."
김씨는 교육받는 동안 작물과 사업부지, 전망 수립, 운영 및 판매 전략, 투자 금액 파악 등 구체적 자료 수집과 목표 설정을 꼼꼼히 챙겼다.

그 결과 호불호가 덜하고 가공이 쉬운 딸기가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에 교육을 마친 뒤 딸기 주산지로 유명한 산청 단성면 5천620㎡ 규모 부지에 하우스 7개 동을 세워 본격 재배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시설관리와 작물 생육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병해 발생과 생육 불량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주기적으로 생육 내용을 작성하며 원인을 분석하고, 선도 농가 방문 등으로 꾸준히 재배 기술을 습득했다.
또 산청농협 조합원, 주변 농가 등과 꾸준히 농업 정보를 교류하며 부족한 경험을 메꿨다.
그렇게 차근차근 필요한 단계를 밟아나간 결과 현재는 연간 생산 규모 32t에 매출 2억8천만원이라는 안정적 영농을 실현했다.
"통영에 있던 집을 팔아 땅을 마련했어요. 다행히 주택구입 지원사업 등 지원이 많아 부지 근처에 주거지를 저렴하게 마련할 수 있었죠. 돌이켜보면 리스크가 큰 선택이었지만, 좋은 결과로 돌아온 것 같아요. 지금도 평소에는 아내와 둘이 농장을 돌보다가 수확철 등 일손이 필요한 시점이 되면 일용직 고용, 주변 농가 품앗이 등으로 인건비를 절약하고 있어요."
김씨는 주로 시설 운영과 유통, 작물관리, 판로 개척을 맡고 아내는 적엽, 홍보, 판매를 맡는 등 효율적 분업 체계를 구축했다.

또 농협이나 지역 작목반 등에 가입해 현장 교육과 정보 교류에 적극 참여하는 등 부부간 동반 성장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부부 공동 경영을 기반으로 꾸준히 기술력과 품질을 높이고, 성장하며 가족 중심의 따뜻한 농장을 만들어 나가는 게 꿈이다.
"무엇보다 재배 중인 딸기를 전국에서 가장 맛있고 안전한 먹거리로 만들어야죠. 농장 내 스마트팜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귀농하면서 겪은 여러 경험을 후배들에게 잘 전달하겠다는 목표도 있어요. 잘 모르는 지역에서 농사하는 게 쉽지 않지만, 그만큼 보람 있고 결실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요."
home1223@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