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두산 베어스 마무리투수이자 국가대표 구원투수 김택연(20)이 '2년차 징크스'를 마주쳤다. 데뷔 시즌 구위가 워낙 압도적이어서 성장통도 피해가지 않을까 싶었지만 불청객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김택연은 2024년 KBO리그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불펜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뒤 순식간에 마무리 보직을 받았다. 60경기 3승 2패 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블론세이브는 5개에 불과했다. 압도적 신인왕에 등극했다. 태극마크까지 직진하면서 탄탄대로를 달렸다.
그런 김택연도 '2년차 징크스'를 피하지 못했다. 김택연은 구속이 떨어진 것도 아니고 제구력이 크게 흔들리지도 않았지만 특이하게 피홈런이 급등했다. 9회에 동점 2점 홈런만 3차례 허용하고 결국 마무리 보직에서 잠시 물러났다. 부진하다고 하지만 작년만 못할 뿐이다. 올해도 20경기 승패 없이 6세이브에 평균자책점 3.13으로 준수하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심리적인 부분에 원인이 있지 않을까 추측했다.
이승엽 감독은 "구위는 아직도 마운드에서 타자를 압도한다. 본인의 구위를 믿고 자신감만 찾는다면 당연히 원래 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생각이 조금 많아진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짚었다.
신인일 때에는 '경험 부족'이 무기가 될 수 있다. 가득한 패기로 겁 없는 플레이가 위력을 발휘하기 마련이다.
반면 다음 시즌에는 이승엽 감독 말처럼 경험에 발목을 잡히는 수가 있다.
이승엽 감독은 "상대가 자신을 연구했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무기를 더욱 완성도 있게 던지려고 하는 욕심이 생길 수 있다. 당연한 일이다. 모든 선수들이 본인을 더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다. 김택연 선수 같은 경우는 지금 가진 능력으로도 충분한데 더 좋아지려고 하다 보니까 의외로 조금 역효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고 매우 신중하게 의견을 내놓았다.
김택연은 금방 위력을 되찾았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조만간 마무리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 감독 또한 "자신감만 예전만큼 찾는다면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신뢰했다.
오히려 김택연이 시즌 초반 헤맨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 앞으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뜻이다. 중요한 순위 싸움이 한창인 7~8월에 이렇게 삐끗했다면 그야말로 치명적이다.
이승엽 감독은 "시즌을 길게 봤을 때 5월에 부침을 겪은 편이 차라리 다행이다. 지금 100경기 조금 안 되게 남았는데 남은 경기 (김)택연이에게 믿고 맡길 수 있다면 우리 구원은 탄탄하다고 생각한다. 돌아올 전력들도 있고 앞으로는 긍정적인 요소만 남았다. 조금 더 기다려 주시면 올라간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