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타디오산마메스(스페인 빌바오)=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손흥민(토트넘)은 포인트를 기다렸다. 공격에 비중을 둔 것이 아니었다. 팀에 도움을 주는 모습을 선택했다. 적중했다. 인내의 열매는 결국 달았다. 우승이었다.
손흥민은 21일 오후(현지시각) 스페인 빌바오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토트넘과 맨유의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선발 명단에 들지 못했다. 충격이었다. 대다수가 예상하지 못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도박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전멸한 상태였다. 제임스 매디슨, 루카스 베리발, 데얀 클루셰프스키가 모두 다쳤다. 경기에 뛰지 못하는 상태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대체자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윌슨 오도베르를 배치하기도 했다. 훈련 중에는 손흥민을 그 자리에 놓기도 했다. 그러나 모두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마음에 들지 못했다. 결국 전술 변화를 선택했다.
전반은 틀어막고자했다. 허리에 수비 성향 선수 세 명을 배치했다. 벤탕쿠르와 사르, 비수마가 나섰다. 중원에서 앞으로 나가지는 못할지언정, 실점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윙어 역시 탄탄한 선수를 투입하고자 했다. 우선 피지컬로 버틸 수 있는 히샬리송을 왼쪽에 배치했다. 적중했다. 토트넘은 전반에 제대로 버텼다. 몇 차례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수비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골을 내주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뜻대로 흘러갔다. 전반을 무실점으로 끝내는 듯 했다. 전반 마지막 순간 브레난 존슨이 선제골을 넣었다. 1-0으로 앞서나갔다. 전반 종료 휘슬이 울렸다. 손흥민은 전반을 마치고 들어오는 선수들을 박수로 환영했다.
후반 들어서도 토트넘은 인내했다. 토트넘은 계속 버티는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워밍업존에서 스프린트를 하며 투입을 준비했다. 동시에 팬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후반 22분 손흥민이 투입됐다. 히샬리송이 빠졌다. 후반 23분 토트넘은 위기를 넘겼다. 비카리오 골키퍼의 실수가 나왔다. 맨유가 슈팅을 시도했다. 골문 안으로 빠져들어가기 직전 판 더 벤이 걷어냈다. 이어진 볼을 잡은 손흥민은 적절한 패스로 탈압박했다.
토트넘은 또 다른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33분 존슨을 빼고 단조를 투입했다. 토트넘은 잠그기에 들어갔다. 스리백 체제 그리고 좌우 풀백까지 내리면서 파이브백을 구축했다. 손흥민도 수비적으로 내려왔다. 버텨야 했다.
추가시간을 앞두고 스펜스와 그래이를 투입했다. 또 하나의 자물쇠를 더 채웠다.
추가시간은 7분이었다. 이마저도 버텼다. 종료 휘슬을 불었다. 토트넘의 승리였다. 손흥민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