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뉴캐슬과 같이 수준 높은 팀들과 계속 경기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좀 생겼다" 포항스틸러스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어정원은 올여름을 거치며 더 큰 성장의 꿈을 꾸게 됐다.
2021년 부산아이파크에서 프로 무대를 밟은 어정원은 2024시즌을 앞두고 포항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1 무대로 향했다. 데뷔 이후 처음 경험하는 K리그1 무대에서 어정원은 좌우 풀백, 중앙 미드필더를 가리지 않고 활약했다.
2025시즌도 어정원의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포항이 4위까지 올라서는 과정에서 활약을 이어갔고, 올여름에는 팀 K리그 대체 선수로 발탁되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과 맞대결에도 나설 수 있었다. 당시 활약은 팬들을 모두 놀라게 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어정원은 우측 풀백으로 출전해 뉴캐슬의 주전 공격수 앤서니 고든을 막아내고, 이동경과의 화려한 연계로 뉴캐슬 수비를 흔드는 등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후반 16분 교체되는 과정에서도 팬들의 많은 환호를 받았고, 경기 후 호평이 쏟아지며 팀 K리그의 깜짝 스타로 발돋움했다.
지난 10일 광주FC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어정원은 팀 K리그에서 경기를 뛴 경험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어정원은 "다녀와서 조금 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아직은 좀 피곤한 것 같다"며 "솔직히 K리그에서 하는 것보다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였다. 끝나고 보니까 많은 분들이 잘했다고 해줘서 기분은 좋다"고 했다.
어정원은 포항 입단 이후 박태하 감독의 많은 애정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박 감독은 적재적소 필요한 자리에 어정원을 기용하며, 어느 자리에서든 1인분 이상을 해줄 선수라고 여기는 선택을 보여줬다. 광주와의 경기를 앞두고는 "어정원의 경기 모습을 보면 저런 선수가 우리 팀에 더 있으면 우리가 더 강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칭찬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이태석의 유럽 이적 이후 어정원을 왼쪽 풀백으로 적극 기용할 것이라는 의사도 밝혔다.
어정원은 "감독님도 내가 왼쪽에서 편하게 플레이 한다는 것을 알고 계셨다. (이)태석이가 왼쪽에 있었고, 오른쪽은 비는 경우가 많아서 오른쪽에 자주 섰다. 감독님이 이제 내가 원하는 왼쪽에 계속 설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말해주셨지만, 경쟁은 해야되는 부분이기에 계속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어정원은 박태하 감독이 자신을 중용하는 이유를 확실한 역할 수행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독님이 부여하는 역할을 확실하고, 묵묵하게 수행하는 게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꾸준한 성장과 팀 K리그에서의 활약까지. 어정원도 더 큰 무대에 대한 생각이 없을 수 없다. 올 시즌 포항은 아우스트리아 빈으로 향한 이태석을 비롯해 활약하는 선수들 중 유럽의 관심을 받는 이름들도 꾸준히 거론됐다. 어정원도 뉴캐슬과의 경기를 계기로 조금은 큰 꿈을 그리게 됐다. 어정원은 뉴캐슬전이 해외 진출에 대한 동기 부여로 다가왔냐는 물음에 긍정하며 "팀 K리그 전까지는 군대 해결이 가장 우선시였다. 경기를 뛰고 보니까, 뉴캐슬과 같은 수준 높은 팀들과 계속 경기를 해보고 싶다는 동기부여도 좀 생겼다"고 답했다.
다만 더 커진 꿈이 있음에도, 여전히 어정원의 마음은 포항 상승세를 위해 가장 먼저 쏟고 있다. 어정원은 "개인적인 목표는 딱히 크게 없다.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다"라며 "팀적인 목표는 최대한 높은 순위에 들어서 내년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출전하고 싶다"고 했다. 다가오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2에 대해서도 "국제 대회는 항상 좀 더 설렌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