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요시하라 토모코 흥국생명 감독이 첫 공식전 인터뷰에서 상당히 말을 아꼈다. 일본 특유의 신중함과 조심스러워하는 태도가 눈길을 끌었다.
요시하라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21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1차전 현대건설과 격돌한다.
경기 개시 1시간 전에 양 팀 감독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경기에 임하는 각오나 경기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주축 선수들이나 부상자들 근황을 공유하는 자리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라인업도 공개한다.
특히 요시하라 감독은 한국 무대 데뷔전이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팀 흥국생명은 올해 4월 요시하라 감독을 선임했다. 또 흥국생명은 '슈퍼스타' 김연경이 은퇴했기 때문에 공백을 어떻게 채울지에 대한 궁금증도 크다.
요시하라 감독은 통역을 통해 매우 원론적인 답변을 유지했다. 정보 유출을 꺼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요시하라 감독은 "한 경기 한 경기 팀이 성장할 수 있도록 연습하고 준비했다"고 밝혔다.
라인업 질문이 나오자 요시하라 감독은 당황한 듯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통역은 "이걸 지금 말해줘야 하나요?"라고 전했다.
김연경의 빈자리를 어떻게 대비했느냐는 물음에는 "김연경이 모든 부분에 있어서 반 이상 담당했던 선수다. 미들블로커 아포짓스파이커 아웃사이드히터가 다같이 득점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연결 부분에서 좀 더 다듬어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컵대회는 국내선수들만 출전 가능하다. 외국인선수 레베카와 아시아쿼터 피치가 뛸 수 없다. 국내선수가 이들을 대체하기가 만만치는 않다. 요시하라 감독은 "고민했던 부분도 있었고 바로 결정한 부분도 있었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
FA로 영입한 이다현에 대해서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 첫 볼을 잘 올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기대했다.
요시하라 감독은 '의사소통'을 가장 강조했다.
요시하라 감독은 컵대회를 통해 선수들 사이에 소통이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요시하라 감독은 "서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세터가 토스를 못 올리는 상황이라면 누가 갈 것인지, 당연한 이야기지만 명확하게 정리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한편 요시하라 감독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일본 V리그 명문 구단 JT 마블러스를 지휘했다. 9시즌 동안 리그 우승 2회, 준우승 3회를 달성했다. 특히, 2015~2016시즌 팀의 1부 리그 승격을 이끌었고, 2023~2024시즌에는 정규리그 전승 진기록을 세우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현역 선수 시절 미들블로커로 활약했다. 일본 국가대표로도 오랫동안 뛰었다. 1988년부터 2006년까지 일본과 이탈리아 리그를 오가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여수=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