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역대급 '강등 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최하위 대구FC가 8일 후반 추가시간인 48분 터진 김현준의 극장골을 앞세워 극적으로 광주FC를 1대0으로 꺾었다. 반면 11위 제주 SK는 같은 시각 FC안양에 1대2로 패했다.
파이널B에선 최하위인 12위는 곧바로 2부로 떨어진다. 10~11위는 승강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운명이 결정된다. 대구의 승점은 32점, 제주는 35점, 두 팀의 승점 차는 사정권인 3점으로 줄었다. A매치 브레이크 후인 다음 라운드에선 두 팀이 정면충돌한다. 대구가 다득점에서 앞서 있어 '꼴찌'가 뒤바뀔 수 있다.
광주에 이어 안양의 잔류가 확정됐다. 두 팀의 승점은 나란히 48점이다. 마지막으로 9위 전쟁만 남았다. 9위는 승강 PO를 피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9위 울산 HD(승점 41)가 9일 오후 4시30분 문수축구경기장에서 10위 수원FC(승점 39)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파이널 세 번째 라운드를 치른다. '생존 결승전'이다.
승점 차가 단 2점이다. 울산이 승리하면 '강등 고비'를 넘게 된다. 반면 수원FC가 이기면 순위가 바뀐다.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 긴장감은 A매치 브레이크 후에도 계속된다. 두 팀은 나란히 파이널 라운드에서 1무1패로 부진한다.
울산은 5일 원정에서 열린 비셀 고베(일본)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4차전서 0대1로 석패했다. 풀전력이 아니었다. 수원FC전을 대비해 주장인 김영권을 포함해 조현우 고승범 엄원상 보야니치 루빅손 에릭 등 주전 일부를 빼고 이번 고베 원정에 나섰다. 평소 출전 시간이 적었거나 컨디션을 끌어올릴 필요성이 있는 자원들에게 기회를 줬다. 승점을 쌓는 데 실패했지만, 큰 무대 경험을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충전할 수 있었다.
수원FC전에 모든 걸 쏟는다. 사생결단이다. 눈여겨볼 선수는 역시 군(김천 상무)에서 돌아온 이동경이다. 그는 고베전에서 후반 중반 교체 투입돼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동료와 연계 플레이를 선보였고, 후반 막판 결정적인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혔으나 확실히 컨디션이 최고조임을 증명했다.
이동경과 호흡이 점차 무르익고 있는 말컹도 기대를 걸고 있다. 말컹은 고베전에서 이동경과 함께 투입돼 1일 안양전보다 더 많은 시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압도적인 피지컬로 상대를 제압했고,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위협을 가하는 등 말컹 다운 모습을 서서히 되찾고 있다. 지난 8월 16일 수원FC의 골망을 흔든 경험도 있다.
노상래 감독은 "말컹이 해줘야 한다. 수원FC전에 맞춰 충분히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다른 경기보다 고베전에서 컨디션적으로 괜찮았다. 본인 모습을 찾아줄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이동경은 "정말 살아남기 위한 간절함이 필요하다. 한 발씩 더 뛰어야 한다. 나를 포함한 구성원 모두 인지하고 있다. 무조건 승리를 가져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안다. 한국과 일본에서 계속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 큰 책임감을 느낀다. 남은 경기에서 팬들이 웃을 수 있게 잘 준비해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FC는 체력적으로 울산보다 우위에 있지만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다만 이번 시즌 울산에는 단 1패도 없다. 1무 후 2연승을 기록했다.
K리그1 득점 선두(17골)를 질주하고 있는 싸박은 '울산 킬러'다. 그는 울산을 상대로 최근 2경기 연속 멀티골(2골)을 폭발시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