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토트넘의 '7번' 사비 시몬스의 '봄'은 언제올까.
토트넘 팬들은 떠난 손흥민(LA FC)의 존재가 그리울 수밖에 없다. 토트넘은 8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의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에서 난타전 끝에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맨유은 전반 32분 브라이언 음뵈모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토트넘은 동점골을 위해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큰 소득은 없었다. 전반 단 한차례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후반 시작과 함께 변화를 줬다. 랑달 콜로 무아니를 빼고 윌손 오도베르를 투입했다. 토트넘은 후반 17분 맨유 골망을 흔들었다. 히샬리송의 스루패스가 브레넌 존슨에게 연결됐다. 존슨이 침착하게 마무리했지만 오프사이드로 골이 취소됐다.
시몬스는 겉돌았다. 토마스 프랭크 토트넘 감독은 결국 후반 34분 시몬스 대신 마티스 텔을 투입했다. 둘 다 손흥민의 후계자로 기대받은 인물들이다.
둘의 교체과정에서 홈팬들이 큰 야유와 비난의 함성을 쏟아냈다. 그럴 수밖에 없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떠나자 시몬스를 5800만파운드(약 1110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영입했다.
시몬스는 유스 시절 바르셀로나와 파리생제르맹(PSG)를 거치며 주목받은 유망주다. 그는 2022~2023시즌을 앞두고 PSG에서 PSV 에인트호번 이적했고, 네덜란드 무대에서 기량이 만개했다. PSV에서 리그 34경기 19골 8도움으로 득점왕을 수상했다. 라이프치히로 임대를 떠나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2023~2024시즌 공식전 43경기 10골 13도움을 기록하며 분데스리가 최고의 윙어로 발돋움해 경쟁력을 충분히 선보였다. 2024~2025시즌도 33경기 11골 8도움으로 활약했다.
손흥민의 7번 등번호까지 물려받은 시몬스는 공격진 전 지역과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자원이라 손흥민의 뒤를 이은 토트넘의 에이스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기대 이하다. 득점조차 터트리지 못하고, 기대했던 플레이메이킹 능력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텔도 팬들의 신뢰가 없다. 토트넘의 지난 여름이적시장 첫 사인은 텔의 완전 영입이었다. 그는 올해 2월 겨울이적시장 마지막 날 바이에른 뮌헨에서 토트넘으로 둥지를 옮겼다. 토트넘은 바이에른과 임대 후 텔을 완전 영입하는 조건으로 이적료 5000만유로(약 840억원)에 합의했다. 계약기간은 6년이다.
하지만 기대를 밑돌았다. 그는 토트넘에서 20경기에 출전해 3골에 그쳤다. 토트넘은 갈등했지만 완전 영입 약속은 지켰다. 다만 이적료가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은 텔의 임대료로 1000만유로(약 170억원)를 바이에른에 지급했다. 완전 영입하는 조건으로는 기본 3500만유로(약 590억원)에 옵션으로 1000만유로를 지급하는 것으로 바이에른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텔은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최종엔트에서 제외될 정도로 돼 존재감이 없다. '포스트 손흥민'이라는 기대도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교체카드가 통했다. 후반 39분 텔이 동점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인 46분 히샬리송의 헤더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무려 공식전 11경기 만에 터진 히샬리송의 득점이었다. 히샬리송은 곧바로 유니폼을 벗은 채 관중석을 향해 달려갔고, 무릎을 꿇으며 두 손으로 얼굴을 한참 가렸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열광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5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마타이스 더 리흐트가 헤더로 득점에 성공했다. 결국 명암은 엇갈리지 않다.
영국의 '더선'은 '텔의 골은 경기장 안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야유는 환호로 바뀌었다. 히샬리송은 헤더골로 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면서도 '하지만 시몬스에게 이 교체는 토트넘에서의 좌절스러운 커리어를 요약한 것이었다. 그는 여전히 리듬을 찾지 못했으며, 경기가 끝난 후 벤치에 앉아 낙담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