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설명이 필요없다.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울산)가 조현우했다.
울산 HD는 9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수원FC와의 파이널 세 번째 라운드에서 루빅손의 천금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신승했다. 파이널라운드에서 1무1패 뒤 첫 승을 챙긴 9위 울산은 승점 44점을 기록, 10위 수원FC(승점 39)와의 승점 차를 사정권 밖인 5점으로 벌렸다.
파이널B에선 광주FC에 이어 FC안양이 잔류를 확정했다. 이제 남은 자리는 단 한 자리, 한 팀만 승강 PO(플레이오프)를 피할 수 있다. 울산이 '승점 6점'짜리 정면 충돌에서 승점 3점을 낚으며 남은 2경기에서 1승을 추가하면 자력 잔류가 확정된다.
조현우의 활약이 컸다. 그는 전반 17분 루안의 슈팅을 시작으로 전반 25분 이현용, 후반 20분 윤빛가람, 후반 36분 최규백 등의 슈팅을 온몸을 던져 막아냈다.
조현우는 "오늘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는데 승리해서 기분 좋다. 어제 전화 한 통이 왔는데 그 분의 메시지가 컸다. 그 분 때문에 좋은 선방이 나왔다. 누구인지는 말해줄 수 없다. 내가 제일 존경하는 분이 큰 힘이 됐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어 "수원FC전을 기다리면서 많이 힘들었다. 부담감을 빨리 끝내고 싶다. 그래도 긴 시간 기다리면서 큰 힘이 됐다. 승리를 해서 기분 좋지만 이동경 부상이 걱정이 된다. 부상인 에릭과 고승범도 회복해서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분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나에는 의미가 있는 분이다. 나만 알고 싶다. 정말 큰 힘이 됐다. 누군가의 꿈이자, 늘 그분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을 아꼈다.
군(김천 상무)에서 돌아온 이동경이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그는 후반 40분 역습 과정에서 오른쪽 갈비뼈가 골절됐다. 교체 카드를 모두 사용해 극심한 통증에도 풀타임을 소화했다.
수원FC는 후반 추가시간인 49분 마침내 빛을 보는 듯 했다. K리그1 득점 선두(17골)를 질주하고 있는 싸박은 '울산 킬러'로 유명하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울산을 상대로 2경기 연속 멀티골(2골)을 폭발시켰다.
싸박이 또 한번 조현우를 벗겨냈다. 골문이 열리자 경고를 감수하며 유니폼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하지만 운명은 야속했다. 비디오판독(VAR) 끝에 싸박의 축포는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조현우는 "싸박과의 1대1 상황이 됐을 때 두려웠다. 골을 허용한 후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 제발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싸박은 아쉽겠지만 오프사이드가 나와 무실점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미소지었다.
노상래 울산 감독대행은 "조현우는 팀으로서 많은 선방 능력 갖고 있다. 팀에서 늘 큰 역할을 한다. 올해는 팀으로서 전체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 조현우에게는 감사하다는 말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조현우는 "우리 수비수들은 경험많고 훌륭하다. 특별한 지시없다. 그동안 싸박 때문에 힘들었지만 잘 준비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내 선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 중요한 3점을 얻어 기분이 좋다. 끝난 건 아니지만 자신감있게 다음 경기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갚다"고 덧붙였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