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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맡은 최고의 팀" 온갖 '외풍', 더 단단해진 홍명보호…'승리 DNA' 손흥민→이강인, '아듀 2025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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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폭풍이 지나갔다. 홍명보호가 11월 A매치 2연전을 끝으로 2025년의 문을 닫았다. 축구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은 '외풍'은 여전했다. 작은 틈만 보이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물어뜯었다. 늘 현실이 아닌 '만화 축구'를 바라는 듯 했다. 다행히 흔들리지 않았다. 시련은 있었지만 실패는 없었다.

한국 축구는 지난 6월,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 B조 1위를 차지하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에 성공했다. 3차예선에 오른 18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무패로 아시아 관문을 통과했다. 일본과 이란도 '1패'의 그늘이 있었다. 홍명보호는 9월 북중미월드컵 체제로 전환했다. '탈아시아'의 길을 걸었다. 첫 단추는 내년 월드컵 개최국인 미국 원정이었다. 미국(2대0 승)과 멕시코(2대2 무)를 상대로 1승1무를 기록했다. 두 팀 모두 홍명보호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높았다. 당시 대한민국은 23위, 미국은 15위, 멕시코는 13위였다.

지난달에는 남미의 '예방주사'를 맞았다.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에는 0대5로 완패했지만 나흘 후 파라과이에는 2대0으로 승리했다. FIFA 랭킹은 1년 만에 한 계단 상승, 22위에 자리했다. 11월에는 남미의 볼리비아와 아프리카의 가나를 국내로 불러들였다. 홍 감독은 '포트2' 사수를 위해 '결과'를 내걸었고, 2연승으로 마무리했다. 태극전사들은 14일 볼리비아를 2대0, 18일 가나를 1대0으로 제압했다.

2026년 월드컵의 해를 앞두고 '승리 DNA'가 장착된 것은 고무적이다. "좋은 경기를 할 때도, 좋지 않은 경기를 할 때도 있었다. 나는 이 팀의 감독이고, 결과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올 한해 우리 선수들이 팀에 보여준 헌신적인 태도는 내가 지휘했던 어떤 팀보다 좋은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홍명보 축구 A대표팀 감독의 '이유'있는 자신감이다.

FIFA 랭킹 22위를 사수하면서 한국 축구는 사상 첫 '포트2'도 확정했다. 미국(16위), 멕시코(14위), 캐나다(28위)는 개최국 자격으로 1번 포트에 배정되지만 그 외 국가들은 FIFA 랭킹이 기준이다. 1~9위 팀이 가세해 1번 포트를 구성한다. 나머지 국가 중 상위 12국이 2번 포트를 채운다. 물론 월드컵 조추첨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다만 확률상 포트가 높을수록 조별리그에서 강호를 피할 가능성이 높다.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난 북중미월드컵의 조추첨식은 다음달 6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 DC의 케네디센터에서 열린다.

월드컵 개막까지는 이제 7개월이 남았다. 최종엔트리를 공개하기 전 마지막 전력을 점검할 수 기회는 단 1차례 뿐이다. 3월 A매치 2연전이다. '베스트 전력'을 실험해야 하는 단계다.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역시 중원 조합이다. 박용우(알아인)에 이어 간판인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반쪽 실험'에 그쳤다. 홍 감독은 가나전에서 한국 축구 '삼대장'인 손흥민(LA FC)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을 제외하고 볼리비아전과 비교해 베스트11의 8명을 바꿨다.

중원에는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권혁규(낭트)가 낙점받았다. 하지만 낙제점이었다. 전반 '슈팅 1개'는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못한 둘의 책임이 컸다. 후반 김진규(전북)와 서민우(강원)로 교체된 후에야 중심이 다시 잡혔고, 후반 18분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의 결승골이 터졌다. 조별리그 상대가 결정된 후에는 스리백과 포백에 대한 개념도 재정립해야 한다. 가나전처럼 상대가 원톱일 경우 굳이 스리백을 가동할 필요가 없다. 무게 중심이 후방으로 치우치면서 공격에선 숫자 부족으로 이어졌다. 동시에 수비형 미드필더 시프트는 적극적인 고려해 볼만한 카드다.

'캡틴' 손흥민은 "누가 잘못했네 이런 걸 따지기보다는 팀원들이 다같이 분명히 더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고 했다. 가나전에서 이태석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이강인도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잘 준비해서, 좋은 축구, 좋은 결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진검승부가 시작된다. 홍 감독은 가나전 후 "1년 동안 고생한 선수들, 스태프들, 경기장 찾아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11월 목표로 삼은 승리를 해냈다. 짧은 목표였지만, 달성한 것에 대해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문제가 된 부분은 월드컵 본선까지 잘 준비해야 한다. 미드필드에서 공수의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적으로 카테고리별로 준비를 해서 월드컵을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