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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꼭 우승합니다" PK 실축, 손흥민이 고백한 아픔…LA 고별전 체룬돌로 감독 "Sonny는 월드클래스" 무한 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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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천당과 지옥을 오간 손흥민(LA FC)은 고통스러운 밤이었다.

그는 23일(한국시각) 캐나다 밴쿠버의 BC플레이스에서 열린 밴쿠버 화이트캡스와의 2025년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컵 플레이오프(PO) 서부 컨퍼런스 4강전서 만회골과 동점골을 터트리는 원맨쇼를 펼쳤다. 그러나 120분 연장 혈투 끝에 승부가 나지 않았다.

손흥민은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키커로 나섰지만 실축했고, LA FC는 3-4로 패했다. LA FC와 손흥민의 시즌이 막을 내렸다. 밴쿠버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서부 컨퍼런스 결승에 진출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주장 위고 요리스와 함께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침통한 표정이었다. 요리스는 밴쿠버의 '인조 잔디'를 먼저 삼았다. 개선해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동점골을 터트려 연장으로 끌고 간 손흥민에게 고맙다고 했다.

LA FC는 전반에만 2골을 헌납했다. 손흥민이 LA FC를 수렁에서 건져냈다. 그는 후반 15분 집념의 만회골을 터트렸다. 마크 델가도의 패스가 앤드류 모란의 헤더를 거쳐 손흥민에게 연결됐다. 그는 문전 혼전 상황에서 3차례의 슈팅 끝에 골망을 흔들었다. 첫 번째 슈팅은 골키퍼, 두 번째 슈팅은 골라인을 통과하기 직전 마티아스 라보르다의 머리를 맞고 흘러나왔다. 이를 왼발 슈팅으로 재차 응수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추가시간인 50분 극적인 '손흥민 쇼'가 또 펼쳐졌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올해의 골'이 재연됐다. 지난 14일 볼리비아와의 A매치 친선경기 프리킥골이 복사됐다. 손흥민의 오른발 프리킥은 그림같은 궤적을 그리며 밴쿠버 골문 구석을 찔렀다.

손흥민은 동점골 상황에 대해 "2-1을 만들고 분위기를 가져오던 중요한 순간이었다. 밴쿠버도 긴장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축구는 늘 그렇다. 2-0으로 앞설 때는 잡았다고 생각하지만 2-1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며 "나는 이런 순간들을 정말 좋아한다. 슈팅을 잘했고, 운좋게도 골이 들어갔다. 하지만 이런 골을 넣는 것만으로 경기를 이기기엔 부족했다.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내가 팀을 연장까지 끌고 갔다고 말하지만 나는 더 책임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팀이 연장까지 잘 싸운 점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손흥민과 토마스 뮐러(밴쿠버)의 대결로 관심이었다. 뮐러가 미소지었지만 활약상은 비교 불가다. 뮐러는 연장 전반 교체됐다.

손흥민은 "축구에서 개인에게 너무 초점을 맞출 필요가 없다. 물론 개인 능력이 상활을 바꾸기도 하지만 팀 전체를 봐야 한다. 아쉽게도 밴쿠버가 이겨, 컨퍼런스 결승에 진출했다. 우리는 받아들여야 하고 축하의 말을 전한다. 나와 뮐러, 개인의 대결이 아니었다. 중요한 부분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실축 상황에 대해선 "그 순간에는 당연히 나서야 한다. 이런 상황을 정말 좋아하고, 팀을 위해 언제나 책임지고 싶다. 연장 후반 막판에 근육 경련이 와서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차려고 했다. 페널티킥을 차려는 순간 다시 경련이 왔고, 최대치의 정확도를 내지 못했다"면서도 "내가 어떤 상태였는지를 설명하는 거다.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내가 감당해야 한다. 내년에는 더 강해져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도 새 역사가 쓰여졌다. 티켓은 이미 매진됐다. 밴쿠버 구단 플레이오프 홈 최다 관중을 예약했다. 밴쿠버는 역대 최다 관중도 달성했다. 지난 4월 열린 메시가 포진한 인터마이애미와의 북중미챔피언스컵 4강 1차전의 5만3837명보다 많은 5만3957명이 운집했다.

손흥민은 "경기가 재미있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팬들이 경기장을 찾고, 좋은 골을 보고, 승리를 기대하는 이유가 이런 경기다. 안타깝게도 밴쿠버가 이겼지만 MLS에는 도움이 되는 큰 경기였다. 축구가 이렇게 미친 듯이 흘러간다. 그래서 우리가 축구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지난 8월 토트넘과의 10년 동행을 끝내고 MLS에서 새 도전을 선택했다. LA FC는 손흥민의 전과 후가 달랐다. 비록 정상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손흥민은 13경기에서 12골 4도움을 올리며 MLS를 완벽하게 접수했다.

손흥민은 "정말 환상적인 시즌이었다. 모든 분들이 정말 따뜻했고, 매 순간을 즐겼다. 이 유니폼을 입는 것이 자랑스러웠고, 모든 것을 쏟아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나는 우승 트로피를 들기 위해 여기에 왔다. 오늘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우리가 치르는 모든 대회에서 성공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어 "MLS라는 새로운 환경과 리그에 적응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다. 부족하지만 많은 사랑을 받고 더 많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걸 배운 시즌이었다. 하지만 임팩트를 떠나 실망스러운 시즌이었다. 내년에는 좋은 모습으로 우승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어 돌아올 수 있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밴쿠버전을 끝으로 LA FC와 이별하는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은 "손흥민의 동점골은 월드클래스였다. 그는 우리 팀과 대표팀, 이전 팀에서 그런 장면을 보여줬다. 손흥민은 월드클래스고, 그를 보유하고 있어 정말 기쁘다"며 "시즌 초부터 함께했다면 정말 좋았을 것이다. 관계도 정말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연락을 이어갈 것 같은 선수"라고 미소지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