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출신의 주방위군 총격사건 '명분' 삼는듯…용의자, 4월에 망명허가
美국토안보부 "바이든 정부 때 승인된 모든 망명 사건 재검토"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전날 워싱턴DC 한복판에서 발생한 주방위군 겨냥 총격 사건을 계기로 반(反)이민 정책에 더욱 고삐를 당기는 모습이다.
조세프 에들로 미 이민국(USCIS) 국장은 27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나는 모든 '우려 국가'(country of concern) 출신 모든 외국인의 모든 그린카드(영주권)에 대한 전면적이고 철저한 재조사를 지시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이 나라와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여전히 가장 중요하다"며 "미국 국민은 전임 행정부의 무분별한 재정착 정책으로 인한 비용을 견디지 않을 것이다. 미국인의 안전은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번 사건 관련 영상 메시지에서 "이곳(미국)의 일원이 되지 않거나, 우리나라에 득이 되지 않는 사람은 어느 나라에서 왔건 간에 추방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에들로 국장은 우려 국가가 어딘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USCIS는 19개국을 특정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들 국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포고문을 통해 해당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거나 부분적으로 제한한 나라들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입국 금지 대상국으로 이란·예멘·아프가니스탄·미얀마·차드·콩고공화국·적도기니·에리트레아·아이티·리비아·소말리아·수단 등 12개국을 지목했고, 부분 제한국으로 브룬디·쿠바·라오스·시에라리온·토고·투르크메니스탄·베네수엘라 등 7개국을 꼽았다.
이들 국가 가운데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전날 주방위군 병사 2명을 쏜 총격범의 출신국이다.
USCIS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영상 메시지 직후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 신청자들에 대한 심사를 무기한 중단하기도 했다.
또한 아프리카 북동부의 소말리아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방위군 총격 사건 이후 거론한 나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소말리아 출신 이민자들은 '민주당 주(州)'로 분류되는 미네소타주에 수십만명이 공동체를 이루고 살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영상 메시지에서 소말리아 출신자들이 미국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네소타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고, 소말리아 출신의 첫 연방 하원의원인 민주당 소속 일한 오마르의 지역구가 있는 주라는 점에서, 주내 소말리아 출신자들을 문제 삼아 대규모 추방을 시도하면 정치적 논란이 발생할 개연성도 있어 보인다.
이와 별개로 미 국토안보부(DHS)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승인한 모든 망명자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트리샤 맥래플린 DHS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의 망명 신청을 제대로 심사하지 못한 바이든 행정부 아래 승인된 모든 망명 사건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방위군 병사 총격범은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이 이뤄진 2021년 미국으로 건너왔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올해 1월20일) 이후인 올해 4월 망명 승인을 받았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미 당국자는 CNN에 해당 총격범이 아프간에서 미국과 협력하기 전이나 미국 입국 전 모든 신원 검증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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