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위기의 리버풀이다.
아르네 슬롯 감독은 여전히 건재하다. 화살은 모하메드 살라를 향하고 있다. 영국의 'BBC'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리버풀의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슬롯의 자리는 당장 위협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살라의 성적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의 폼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리버풀은 27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과의 2025~202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5차전에서 1대4로 완패했다.
72년 만의 대굴욕이다. 리버풀은 최근 12경기에서 9패를 기록했다. 이는 1953년 11월과 1954년 1월 이래 최악의 성적이다. 리버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졌다. 5전 전승 후 1승6패를 기록했다. 순위는 12위(승점 18)로 추락했다.
UCL은 또 달랐다. 3차전에서 프랑크푸르트(독일)를 5대1로 대파한 데 에 이어 4차전에서 스페인의 거함 레알 마드리드를 1대0으로 꺾었다. 하지만 PSV에 난타당하며 더 깊은 수렁으로 빠졌다. 리버풀은 승점 9점(3승2패)으로 13위로 떨어졌다.
36개팀이 참가하는 UCL 리그 페이즈에선 팀당 8경기씩을 치른다. 1∼8위 팀은 16강에 직행하고, 9∼24위는 플레이오프(PO)를 통해 16강행을 가린다.
지난 시즌 맨시티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EPL 정상에 오른 리버풀은 지난 여름이적시장에서 유럽 정상을 꿈꾸며 '돈폭탄'을 투하했다. 지난 6월 플로리안 비르츠를 1억1600만파운드(약 2240억원)에 영입하며 EPL 최고 몸값을 경신했다.
끝이 아니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첨예한 갈등을 빚은 알렉산더 이삭을 품에 안으며서 최고 이적료를 스스로 갈아치웠다. 이적료는 1억2500만파운드(약 2410억원)를 기록했다.
리버풀의 지출액은 4억5000만파운드(약 8680억원)를 기록했다. 단일 클럽이 단일 이적 시장에서 지출한 금액으로는 새로운 기록이다. 이전 기록은 첼시가 2023년 여름에 세운 4억파운드(약 7720억원)였다.
하지만 성적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슬롯 감독은 지난해 여름 위르겐 클롭 감독의 후임으로 리버풀이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2년차 징크스'에 울고 있다.
리버풀은 30일 원정에서 웨스트햄과 EPL 13라운드를 치른다. 슬롯 감독은 웨스트햄전 기자회견에서 '구단주를 비롯해 수뇌부와 어떤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 "여기 온 이후로 계속 같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 내용은 1년 반동안 똑같다"며 "최고의 클럽에서 일하면 엄청난 압박을 받게 된다. 지금은 너무 많은 경기에서 패해 압박 강도는 또 다르다. 아무리 힘들어도 계속 싸워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집트의 왕' 살라는 더 큰 문제로 떠올랐다. 그는 여전히 리버풀 공격의 핵이다. 하지만 지난 4월 재계약 후 25경기에서 7골에 그쳤다. 지난 시즌 EPL에서 29골 18도움을 기록하며 득점, 도움왕을 독식했지만 이번 시즌 4골 2도움에 불과하다.
1992년생 '동갑내기'인 손훙민(LA FC)과도 비교되고 있다.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선물한 후 토트넘을 떠났다. 그러나 살라는 그 때를 놓친 모습이다.
'BBC'는 '지난 12경기 동안 리버풀의 가장 좋은 공격 성적은 5대1로 대승한 프랑크푸르트전이었는데 살라는 이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