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60억' 비르츠, 190일 만에 터진 감격 데뷔골, 그 환희에 묻힌 황희찬 '강등' 눈물…"시간이 필요했을 뿐" 쏟아진 찬사

by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1억1600만파운드(약 2264억원)의 사나이' 플로리안 비르츠(리버풀)가 마침내 터졌다. 황희찬이 선발 출격했지만 울버햄튼은 11연패의 늪에 빠졌다.

리버풀은 28일(이한 한국시각)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울버햄튼과의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에서 2대1 승리했다. 최고의 화제는 비르츠의 '지각 데뷔골'이었다.

그는 독일이 자랑하는 플레이메이커다. 2020년 5월, 17세의 나이에 레버쿠젠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른 그는 불과 19일 만에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연소 골잡이가 됐다.

2023~2024시즌에는 레버쿠젠이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시즌 종료 후 분데스리가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며 더욱 주가를 높였다.

지난 시즌도 레버쿠젠의 에이스로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했다.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에선 31경기에서 10골 12도움을 올렸다. 그는 레버쿠젠에서 197경기에 출전해 57골 65도움을 기록했다.

분데스리가 무대가 좁았다. 지난 여름 EPL이 비르츠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적응이 쉽지 않았다. 데뷔골을 통해 마침내 아쉬움을 털어냈다. 리버풀은 전반 41분 제레미 프림퐁의 컷백을 라이언 흐라번베르흐가 오른발로 마무리, 리드를 잡았다.

비르츠의 골은 1분 뒤 터졌다. 위고 에키티케가 감작적인 탈압박으로 수비를 벗겨낸 후, 문전으로 침투하는 비르츠에게 패스를 찔렀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은 비르츠는 달려나온 골키퍼를 피해 오른발로 추가골을 낚았다.

리그 17경기, 유럽챔피언스리그 5경기를 포함해 공식전 23번째 경기만에 터뜨린 감격의 데뷔골이다. 리버풀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영국의 'BBC'는 '비르츠가 리버풀에서 첫 골을 넣고 환호성을 지르자, 안필드는 단순한 환호를 넘어 함성으로 가득 찼다'며 '그의 골은 리버풀에 합류한 지 190일 만이었지만, 오늘 밤은 진정한 도약의 순간처럼 느껴졌다. 리버풀 생활에 마침내 적응해가는 선수에게 보내는 안도감과 기쁨이 뒤섞인 함성이었다'고 설명했다.

울버햄튼은 후반 6분 산티아고 부에노가 만회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황희찬은 선발 출전해 톨루 아로코다레, 마테우스 마네와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하지만 패전을 막지 못했다. 울버햄튼은 여전히 EPL에서 단 1승이 없다. 최근 11연패를 포함해 개막 이후 18경기 연속 무승(2무16패·승점 2)을 기록 중이다. 강등을 이미 예약했다. 잔류 마지노선인 17위 노팅엄 포레스트(승점 18·5승3무10패)와의 승점 차가 무려 16점이다.

리버풀은 최근 3연승으로 4위(승점 32·10승2무6패)로 올라섰다. 비르츠를 향한 찬사도 쏟아졌다. 리버풀 출신이 스티븐 워녹은 "경기장에서 단연 최고의 선수는 비르츠다. 가장 창의적이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인 엘렌 화이트는 "비르츠의 기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의 무게중심, 어시스트 능력, 양발을 모두 잘 쓰는 능력은 훌륭하다. 그에게는 단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비르츠는 "EPL이 세계에서 가장 힘든 리그라는 것을 알고 있고, 미드필드에서 뛰는 동안 몸싸움과 주변 선수들과 적응해야 한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더 나아지는 느낌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런 느낌을 유지하고 싶다"며 "에키티케의 패스가 정말 훌륭했다. 정말 고맙고, 덕분에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62분을 소화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고, 후반 17분 예르겐 스트란 라르센과 교체됐다. 그는 올 시즌 리그 13경기에서 1골에 그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