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현장분석]'쾅!' 쇼트트랙 아찔했던 충돌, 한국만의 일 아니다...선수들도 인정한 "무른 빙질" 주의보
by 이현석 기자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쇼트트랙 혼성 계주 경기가 열렸다. 준결승 미국팀과 충돌하며 넘어진 김길리.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10/
Advertisement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쇼트트랙 혼성 계주 경기가 열렸다. 준결승 미국팀과 충돌하며 넘어진 김길리.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10/
[밀라노(이탈리아)=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메달 경쟁에서 '빙질 문제'가 뜨거운 변수로 떠올랐다.
Advertisement
모두가 긴장하고 있다. 이미 사고로 증명된 위협이다. 10일(이하 한국시각) 쇼트트랙 메달 경쟁이 시작된 첫 날부터 선수들이 휘청거렸다. 빙질 문제를 겪는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네덜란드는 혼성계주 준결선에서 산드라 벨제부르가 넘어지며 결승행이 좌절됐다. 한국도 변수의 피해자였다. 준결선에서 미국 여자대표팀 코린 스토다드가 혼성 2000m 준결선에서 넘어지면서 뒤따르던 김길리(성남시청)를 덮쳤다. 빠르게 손을 뻗어 최민정(성남시청)과 터치를 이어갔지만, 이미 격차가 벌어진 후였다. 어드밴스조차 받지 못하며 4년 만에 다시 나선 혼성계주 금메달 도전이 무산됐다.
'무른 얼음'이 선수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얼음이 무르면 미끄러짐과 넘어질 위험이 커진다. 스케이트 날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며 레이스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더 늘어난다.
Advertisement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쇼트트랙 혼성 계주 경기가 열렸다. 준결승 미국팀과 충돌하며 넘어진 김길리.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10/
선수들도 느끼고 있다. 남자대표팀 에이스 임종언(고양시청)은 12일 공식 훈련 후 "연습할 때보다 얼음이 안 좋은 게 느껴진다. 얼음이 물러서 실수가 자주 나온다. 선수들도 '삑사리'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김길리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이 많이 넘어졌다. 나도 타면서 코너 부분 등을 조심해서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해외 선수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다. 캐나다 여자 간판 코트니 사로는 "빙질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안쪽으로 바짝 붙어서 타야 했다"며 "얼음 상태가 어떻게 변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남자부 최강자로 꼽히는 캐나다의 윌리엄 단지누도 "얼음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기에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고백했다. 네덜란드 에이스 옌스 판스바우트 역시 "빙질이 까다로워 경기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세계적인 선수들조차 난색을 표하고 있다.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쇼트트랙 혼성 계주 경기가 열렸다. 준결승 미국팀과 충돌하며 넘어진 김길리.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10/
빙질 문제의 배경에는 경기 일정과 관리 방식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쇼트트랙 경기가 열리는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는 피겨스케이팅 경기도 함께 진행된다. 그런데 두 종목 일정이 완벽하게 나뉘어 있지 않다. 같은 날 두 종목을 치르는 날도 있다. 얼음 두께, 상태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쇼트트랙과 피겨 스케이팅이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함께 열렸다. 당시 대회 조직위원회는 빙질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시간대별로 빙질을 세밀하게 관리, 큰 문제 없이 대회 진행이 가능했다.
이미 적응을 마친 홈팀 이탈리아에 큰 이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해당 경기장에서 꾸준히 훈련해 온 이탈리아는 빙질 문제에도 벗어난 모습이다. 첫날 혼성계주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웃었다. 이탈리아 마지막 주자였던 피에트로 시겔은 "빙질이 까다로운 건 사실이지만 우리는 이에 잘 적응했다"고 웃었다.
Advertisement
선수들의 지적과 달리 대회 조직위원회는 현재 빙질 관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루카 카사사 대회 조직위원회 대변인은 12일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빙질 문제를 제기한 선수는 소수다. 아이스 메이커가 경기 중에도 얼음 온도를 측정하고 빙질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빙질 관리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밀라노(이탈리아)=이현석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