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우상은 달랐다.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의 지존이 바뀌었다. 새로운 지존이 탄생했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은 최가온(18·세화여고)을 위한 독무대였다. 그 화려한 대관식이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렸다.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에서 시상대 맨꼭대기에 선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26)은 올림픽 3연패에 도전했다. 그러나 그 자리를 대한민국의 최가온에게 내줬다.
결선에서는 눈이 펑펑 내렸다. 최가온은 1차 시기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스위치백나인을 깔끔하게 성공시킨 최가온은 캡텐을 시도하다 하프파이프의 가장 자리인 림에 걸려 넘어졌다. 한동안 쓰러져 있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의료진까지 투입됐다. 다행히 일어났지만 10.00점에 머물렀다. 12명 중 9위였다.
클로이 김은 챔피언다웠다. 어깨 부상으로 최근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올림픽 본무대가 시작되자, 전성기 기량을 선보였다. 첫 시기부터 전력 투구하며 88.00점을 받아 1위로 올라섰다.
최가온은 다행히 2차 시기에 나섰다. 당초만 하더라도 'DNS(스타트 하지 않음)'이 떴지만, 최가온은 투혼을 발휘하며 경기에 출전했다. 충격이 남아 있는 듯 했다. 최가온은 스위치백사이드나인을 시도하다 또 다시 넘어졌다. 결국 1차 시기의 점수를 넘지 못하며 10.00점에 머물렀다. 순위는 11위까지 추락했다.
마지막 3차 시기. 그야말로 대반전, 극적인 드라마가 연출됐다. 최가온은 스위치백나인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캡세븐에 이어 프런트나인, 백나인, 백세븐으로 연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최가온은 연기 후 눈물을 흘리며 점수를 지켜봤다. 점수는 무려 90.25점이었다.
마지막 주자는 클로이 김이었다. 1위 자리가 바뀐 후였다. 클로이 김도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세번째 점프에서 넘어졌다.
하지만 감동이었다. 은메달을 차지한 클로이 김은 최가온과 포옹하며 아낌없는 축하를 보냈다. 시상대에서도 '친언니'처럼 살뜰이 챙겼다. 지존 자리를 최가온에게 물려줬지만 품격은 빛났다.
클로이 김은 경기 후 최가온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고, 앞으로 활약이 기대된다"고 격려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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