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호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선발로 뛰고 싶었다."
두산 베어스의 2025년은 악몽이었다. 처참한 성적 9위. 그 악몽의 시작은 외국인 투수 콜 어빈이었다.
역대급 메이저 경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특급 투수.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제구 난조에 성의 없는 경기 태도까지 두산이 기대하던 에이스의 모습은 없었다. 곽빈마저 개막 전 부상으로 이탈해 선발진이 흔들렸고, 그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를 하는 등 혼돈의 연속이었다.
반대로 한화 이글스는 폰세, 와이스라는 최강 원투펀치를 앞세워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에이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
그래서 두산은 2026년이 설렌다. 플렉센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2020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압도적 구위를 선보이며 메이저 무대에서 '역수출 신화'를 썼다. 그리고 6년 만에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플렉센이 에이스 역할을 확실히 해준다면, 두산도 투수력이 강해 다른 팀들이 결코 만만히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플렉센은 호주 시드니 캠프에서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다. 라이브 피칭에서 최고 구속 152km를 찍었다. 커브의 각이 엄청났고, 제구도 훌륭했다. 명불허전.
캠프에서 만난 플렉센은 "두산에서 기회를 주셔서 기쁘게 생각한다. 아는 얼굴도 있고 모르는 선수들도 있다. 어찌됐든 우리는 팀이다. 같이 열심히 운동하는 자체로 기분이 좋다. 이렇게 열심히 하면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가 있을 때 뛰었던 선수들이 많이 은퇴하고, 이적도 했더라. 하지만 우승하고 싶어하는 팀의 정신은 그대로 똑같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플렉센은 시즌 준비에 대해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타자를 세워놓고 공을 던졌다. 그 공백 기간에 비해서는 느낌이 매우 좋았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자평했다.
플렉센은 2021 시즌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14승을 따내며 '대반전 드라마'를 썼다. KBO리그 출신이기에 한국팬들의 지지도 엄청났다. 그렇게 순항하다, 최근 선발 경쟁에서 약간은 밀리는 모습이었다. 플렉센은 "한국팬들께서 많이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내 커리어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 그렇게 5년의 시간이 흘렀다. 하루하루 경쟁하고, 준비했다. 그 속에서 최대한 즐기려고도 했던 것 같다"고 말하며 "2021 시즌은 시애틀이라는 좋은 팀에서 좋은 동료들, 사람들은 만나 이뤄낼 수 있는 결과물이었다. 나 혼자 만든 14승은 아니었다"고 겸손하게 당시를 돌이켰다.
플렉센은 한국 복귀를 결정한 것에 대해 "이유는 간단하다. 선발 자리를 보장받고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은 스프링 캠프에서 선발로 준비했다. 그런데 시즌 중반 불펜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나는 선발로 뛰고 싶었다. 그 열망에 두산 복귀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플렉센은 이어 "KBO리그에서 다시 잘해 미국으로 갈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건 시즌이 끝나고 결정할 문제다. 다만 지금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기쁜 마음으로 선발 등판을 해 최대한 많은 승리를 팬분들께 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렉센은 마지막으로 "2020년 이후 6년이 흘렀다. 경험적인 부분에서 확실히 더 발전했다고 자부한다. 2020년 한국시리즈에 갔었다. 하지만 우승을 못했다. 올해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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