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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과 오해로 빚어진 홍명보 감독 '바지 논란'...'당사자' 아로소 코치는 "내 뜻과 달라, 해당 기사 삭제 요청"[SC이슈]

박찬준 기자
아로소 코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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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소 코치 SNS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오역과 오해가 빚은 '촌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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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대한민국 A대표팀 감독이 때아닌 '바지 감독'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의 발단은 주앙 아로소 수석코치의 인터뷰 기사였다. 아로소 코치는 지난달 포르투갈 매체 '볼라 나 헤데'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축구 커리어 전반을 설명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아로소 코치는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24년부터 수석코치로 활약했다. 그는 합류 과정부터 역할까지 가감없이 전했고, 이 내용은 번역돼 국내 언론에 소개됐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스리백을 왜 쓰게 됐는지 언급한 부분은 꽤 흥미로웠다. 아로소 코치는 "강팀들이 4명을 넘어 6명까지 공격에 두기 때문에 수비 라인에 5명을 배치하는게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몇몇 표현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한축구협회는 팀의 얼굴인 한국 출신 감독, 훈련과 경기 계획 전반을 총괄할 수 있는 유럽 출신 코치를 필요로 했다', '그들이 내게 주문한 것은 현장의 감독이었다', '월드컵의 가장 큰 목표는 32강' 등으로 번역된 내용은 빠르게 퍼졌다. 특히 '얼굴', '현장의 감독'이라는 자극적인 단어 때문에 홍 감독의 역할론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얼굴 마담', '바지 감독'이라는 비난까지 나왔다. 가뜩이나 3월 A매치에서 결과와 과정 모두 놓치며 홍명보호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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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포르투갈어를 한국어로 바꾸는 과정에서 나온 '오역'이었다. '까라(cara)'는 포르투갈어로 '얼굴'이지만, 실제 활용하는 의미는 '대표하는 인물'이다. '뜨레이나도르 데 깜포(treinador de campo)'는 '현장의 감독' 보다는 '필드 코치'에 더 가깝다. '코칭 스태프를 데리고 오길 원했다'는 번역에서도 '일부'가 빠졌다. 정확하게는 '코칭 스태프 중 일부를 직접 데리고 오길 원했다'였다.

심지어 아로소 코치 본인은 해당 표현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로소 측 관계자는 "아로소 코치가 부활절 기간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한국 보도를 바탕으로 내용을 전해주자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고 했다. 아로소 코치는 본인이 얘기하지 않은 왜곡된 표현에 대해 기사를 작성한 해당 기자에게 강력 항의하고, 해당 기사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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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소 코치 SNS

오역보다 더 큰 문제는 '오해'였다. 홍 감독은 홍명보호 2기를 출범하며, '분업화', '전문화'를 강조했다. 홍 감독이 전체적인 부분을 총괄하고, 코치들이 세부 사항들을 담당하는 방식이었다.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다. 유럽 축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운영이었다. 그 유명한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도 훈련 세션을 모두 코치에게 맡기는 것으로 유명했다.

홍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는 축구 철학을 구현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찾아 나섰고, 직접 유럽까지 건너가 면접을 진행했다. 홍 감독은 훈련을 조직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면서 팀의 구조를 만들어갈 인물로 아로소 코치를 택했다. 아로소 코치 인터뷰 대로 스페인, 포르투갈 출신 다른 지도자들과도 면접을 진행했지만, 아로소 코치가 낙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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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최종 결정은 홍 감독의 몫이다. 아로소 코치는 스리백 도입 과정에서 "홍 감독과의 대화가 시작이었다"고 전했다. 대표팀 관계자도 "홍 감독님이 코칭 스태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 줌을 통해 수시로 미팅을 갖는다. 아로소 코치 뿐만 아니라 다른 코치들의 전문성도 최대한 존중해준다. 홍 감독님은 코칭 스태프의 모든 아이디어를 취합한 뒤 숙고해 최종 선택을 내린다"고 했다. 아로소 코치도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나의 역할은 대표팀에서 코칭스태프 회의를 거쳐 전술적 방향이 결정되면 그에 맞는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홍 감독님의 조력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아로소 코치의 인터뷰가 왜곡되며, 구축된 시스템 조차 부정되는 모습이다.

당사자인 아로소 코치는 당황한 모습이었다. 그는 자신의 SNS에 A대표팀 전술 회의 사진 4장과 함께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 하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위해 일하게 돼 영광이다. 홍 감독의 역량과 헌신은 흔치 않다'며 '코칭스태프의 일원으로 홍 감독을 보좌해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홍 감독은 해프닝이라 판단, 아로소 코치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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