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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 앞 수줍은 14세 소녀, 클럽만 잡으면 '괴물'로 돌변...한국여자골프, 진짜 물건이 나타났다 [여주 현장]

김용 기자
사진=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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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다음에는 꼭 1등 하고 싶어요. 국가대표도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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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는 선배 언니들과 비슷하거나 크지만, 앳된 얼굴을 보면 영락없는 14세 중학교 2학년생이다. 자신의 차례가 아닐 때면 티잉그라운드에 있든, 페어웨이에 있든, 그린에 있든 늘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서있다. 경쟁자인데, 프로 선배의 퍼트가 살짝 빗나가자 자기가 무릎을 굽히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 천진난만한 소녀가 클럽만 잡으면 돌변한다. 드라이버 비거리. 잘 맞으면 260m를 훌쩍 넘긴다. 실제 최종 라운드를 지켜보니 동반자 정소이, 이세희보다 드라이버 티샷을 한 공이 매 홀 맨 앞에 나가 있었다. 크게 차이가 나면 30m 이상 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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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5에서는 무조건 '투온' 돌진이다. 어프로치샷도 핀을 보고 쏜다. 이러니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김서아는 아마추어지만 스폰서 초청으로 2026 시즌 KLPGA 개막전인 '더시에나 오픈'에 참가했다. 4라운드 합계 9언더파 공동 4위. 4라운드 1오버파를 치고 거둔 성적이다. 만약 프로 신분이었다면 5000여만원의 상금을 받을 수 있었다. 아마추어 선수는 프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도, 상금은 받지 못한다. 만약 우승했다면, 박세리(14세 11개월 29일) 이후 역대 최연소 KLPGA 우승자가 탄생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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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아는 "30등 안에만 드는 게 목표였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김서아는 "공동 4위면 너무 훌륭한 성적 아니냐"고 묻자 "앞으로 더 열심히 연습하고 좋은 성적 내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돈, 순위와 관계 없이 최고의 무대에서 자신이 경쟁력을 발휘했다는 자체로 싱글벙글이다. 실제 김서아가 속한 조의 갤러리가 라운드를 거듭할 수록 늘어났다. 최종 라운드에는 챔피언조만큼 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녔다. 김서아는 "갤러리가 점점 많아졌다. 그래서 더 재밌었다"고 당차게 말했다. 자신의 드라이버 티샷에 갤러리가 탄성을 내지른 걸 들으며 즐기냐고도 묻자 "네 조금"이라고 답해 웃음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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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LPGA

물론 14세 어린 선수에게 피말리는 프로 세계가 쉬운 곳만은 아니다. 김서아는 "최종 라운드 퍼트가 너무 안 됐다. 핀 위치도 어려웠고 내 스스로도 못한 부분이 있었다. 일단 거리감을 맞추기 힘들었고, 퍼트 스타트 라인도 잘 안 맞았다. 코스에 오르막이 많아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 선배 언니들의 플레이를 보니 리커버리 능력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더 열심히 연습해야 한다"고 스스로 말했다.

김서아는 계속 겸손한 자세로 손을 모으고 있느냐, 컨셉트냐 아니면 언니들에게 혼나는 거냐는 짓궂은 질문에 "저절로 모아지던데요"라고 말하며 부끄러워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최연소 컷 통과를 했고, 이번에는 톱10에 들었다. 다음 프로 대회 목표는 무엇이냐고 묻자 "1등이요"라고 당차게 말했다.

이제 김서아는 다시 중학생 선수로 돌아간다. 당장 이번주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한다. 김서아는 주니어 선수로서 올해 목표에 대해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6월 열리는 한국여자오픈에 대한 욕심도 슬며시 드러냈다.

김서아는 이전 인터뷰에서 넬리 코다(미국) 로리 맥킬로이(북아일랜드)를 롤모델로 꼽았었는데, 국내 선수 중 닮고 싶은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방신실 프로님이다. 일단 거리가 많이 나가고, 시원시원한 스윙이 좋다"고 밝혔다.

여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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