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부산이 고향이니까 당연히 롯데팬이죠. 박정태 선수 좋아했고, 부국(부산국제영화제) 때는 부산 시민들이 주시는 상도 받았어요. 부산 사람은 다 한가족 같습니다."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배우 정우는 새빨간 동백 유니폼 차림이었다. 바쁘게 살다보니 사직구장 관중석에서 야구를 보기는 꽤나 오랜만이라고 했다.
정우의 전작 중 하나인 '바람'은 비공식 1000만 영화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영화관에선 크게 흥행하지 못했지만, 2차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며 '국제시장', '친구' 등과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영화로 자리잡았다. 유튜브 쇼츠 등으로도 많이 소비되며 '그라믄 안돼' 같은 대사는 밈이 됐을 정도다. 부모님이 서면에 서점을 운영하시던 어린 시절 정우의 추억을 그대로 담아냈다.
야구장에 처음 온 건 학창시절 친구들과 함께였다고. 영화 '바람'에 묘사된 그 시기일 것이다. 걸쭉한 사투리와 욕설을 쏟아내며 롯데 야구를 관람했을 그의 모습이 떠오르는듯 했다.
정우가 직접 메가폰을 잡은 영화 '짱구'는 '바람'의 후속작이다. 그는 오는 22일 개봉하는 짱구에 대해 "오늘 시구 잘하고, 또 승리 요정이 되면, 영화도 대박나지 않을까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전준우와 만나 몸둘바를 몰라하며 사인을 받는 뒷모습에서 유명 배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전준우가 선물한 배트를 들고 화보마냥 사진 촬영에도 임했다.
최근 롯데 구단이 출시한 한정판 가죽점퍼는 '부산시 홍보대사' 가수 하하에게서 선물받았다. 정우는 "하하 형은 '짜베이(가짜)' 부산 사람이고, 개그맨 양상국씨는 김해 사람이고, 제가 진짜 부산 사람"이라며 웃었다.
롯데 야구는 좋아하지만, 사회인야구를 즐기진 않는다고. "스트라이크존보다는 조금 높게 보면서 던지는게 좋다"는 최준용의 조언 덕분일까. 마운드 앞쪽 짧은 거리이긴 했지만, 혹시라도 '패대기'를 칠까 조마조마해하던 모습과 달리 그럴듯한 투구에 성공했다.
'롯데가 시즌 출발이 좋지 않다'는 말에 허허롭게 웃는 정우의 표정에 진한 허탈감이 묻어났다. "롯데 팬심이 있긴 하지만, 야구 자체를 좋아한다"면서도 "롯데는 참 드라마틱한 팀이라 좋아한다"는 말에 다양한 감정이 담겼다.
마지막 우승(1992년) 때는 초등학생이었다. 당시 소년 정우를 사로잡은 것은 박정태의 '들었다 놨다'하는 기묘한 타격폼이었다. 응원가는 '승리의 롯데', 응원은 '마!'를 가장 좋아한다고.
"우승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혹시라도 징크스가 생기면 안되니까…그저 '롯데 화이팅'입니다. 올해 정말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이날 정우는 '승리요정'이 되는데 실패했다. 롯데는 이날 한화에 1대9로 완패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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