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통하다…상용화 기대" 요금 받는 대전 자율주행 버스 타보니

[촬영 강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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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앉아서 안전벨트를 착용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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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세종 간 광역 자율주행 버스 A5 노선이 지난 4일 오전 첫 유상 운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첫 정류장인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버스정류장에서 A5 버스에 탑승하자 보조석에 타 있던 관계자가 착석 및 안전벨트 착용을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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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5 버스는 승객 안전을 위해 좌석제로 운영될 뿐 아니라 급제동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한 안전벨트 착용이 의무화돼있다.

대전시는 올해 초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무브투(MOVTO) 등 지역 자율주행 전문기업들과 함께 자율주행 시범운행을 통해 무료로 여객 운송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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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 단계는 레벨 3단계(조건부 자율주행)로, 운전자가 대기하면서 필요시 즉시 개입해야 해 운전석과 보조석에 사람이 탑승한다.

신세계백화점 정류장에서 탑승한 한 승객은 "기사님 핸들 조작하고 계시네?"라며 운전석에 사람이 있는 것을 되레 의아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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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탄 승객은 "기사님이 타고 있는데 이게 자율주행이랑 무슨 상관이 있어요?"라고 묻기도 했다.

버스에 타고 있던 ETRI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계속 시범운행 중이라 자율주행과 수동주행을 병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완전 자율주행으로 바뀌어도 운전석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버스 상단 전광판에는 버스가 현재 자율주행 중인지 수동주행 중인지 상태를 실시간으로 안내되고 있었다.

정류장 진출입과 교통약자 보호구역, 일부 도심 구간은 수동 운행 중으로, 올해 말까지는 모든 구간에서 자율 운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버스 자율주행은 수동주행과 큰 차이는 없었으나 속도가 비교적 느린 편이었다.

대전∼세종 간 시외도로의 시속 80㎞ 제한구간에서는 자율·수동 주행을 병행하며 60㎞대로 달렸지만, 자율주행 상태에서 시속 50㎞의 제한구간을 달릴 때 버스는 시속 40㎞ 이하로 주행했다. 우회전 등 곡선 구간에서는 시속 20㎞대로 속도가 더 떨어졌다.

승차감은 전기버스인지라 묵직한 느낌이 강했고, 차량 정지 시에는 부드러운 느낌보다는 거친 덜컹거림이 제법 느껴졌다.

운전석 뒤편에는 카메라 등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실시간으로 차량이나 사람을 인식하는 '인식 화면'이 표시돼 있었다.

신호등도 알아서 인식하고 교통약자 보호구역에서는 보호구역임을 알리는 경고음도 떴다.

시민들은 신기한 듯 인식화면을 손으로 가리키거나 흥미롭게 바라봤다.

차에 고성능 GPS가 장착돼 있음에도 터널 구간을 지날 때는 GPS 작동이 어렵기 때문에 차선을 인식해 주행하는 모습이었다.

자율주행 버스를 신기하게 바라보던 시민들은 승차감, 제작 기간, 예산 등 자율주행 버스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ETRI 관계자는 "버스 제작 기간만 1년 반은 소요됐고 기술 개발은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됐다. 예산은 찻값만 약 3억원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버스에는 자율주행 버스를 경험하고자 일부러 시간을 내서 탑승한 승객들이 눈에 띄었다.

장계숙(76)씨는 기대감에 가득 찬 얼굴로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이야, 신통하다 신통해"라며 신기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장씨는 "자율주행 버스가 오늘부터 처음 유료 운행한다고 하길래 궁금해서 첫차를 탔다"며 "이번에 한 번 이용해보고 안정감이 느껴지면 앞으로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중학생인 이서진(14)군도 "지난 1월에 시범 운행할 때 자율주행 버스 자체가 신기해서 타봤는데 오늘 본격 운행한다고 하길래 또 타봤다"면서 유상 운송에 대해서는 "요금이 천 원대이던데 이 금액으로 자율주행 버스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게 오히려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우연히 버스를 탄 시민들은 입석 금지 및 안전벨트 착용을 안내받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대구에서 대전에 나들이왔다가 우연히 자율주행 버스를 타게 된 박재우(41)씨 일가족은 버스 내에 서 있으려 했다가 착석 안내를 받고 다소 당황한 표정으로 착석했다. 이내 자율주행 버스임을 알고 신기한 듯 버스 내부 사진을 찍기도 했다.

박씨는 "입석도 안 되고 안전벨트를 매는 버스가 처음이라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자율주행 버스라니 정말 신기하다"고 말했다.

다른 남성 승객도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안전벨트를 매라고 하길래 특이하다고 생각하긴 했다"며 "일반 버스와는 큰 차이는 모르겠고 확실히 속도는 좀 느리긴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버스에 탑승한 승객들은 앞으로 자율주행 버스의 상용화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충남대생 허남경(19)씨는 "도로에서는 항상 변수가 발생할 수 있으니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변수에 대해 더 정확히 대응하는 방식으로 발전하면 좋을 것 같다"면서 "장시간 운전에 고생하는 버스 기사님들의 노고를 덜어줄 수 있고, 전기차로 앞으로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는 이점이 많기 때문에 (자율주행 버스가) 상용화가 된다면 대전이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sw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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