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비 후 실수→칼 교체, 자비 없는 '국민유격수'...이러니 최소실책 1위, 홈런에 가린 삼성의 숨은 힘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삼성의 경기. 연장 10회 삼성 박진만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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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국민 유격수' 삼성 박진만 감독에게 절대 타협이 없는 분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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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분야인 수비다. 타격 재능이 있어도, 수비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유망주는 1군에서 쓰지 않는다. 퓨처스리그에서 수비 완성도를 증명해야 1군 무대에 오를 수 있다. 특히 내야수는 더 기준이 까다롭다.

김재상 양우현 차승준 등 많은 선수들이 오랜 시간 퓨처스리그에서 칼을 갈아야 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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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김영웅의 부상 공백 속에 1군 무대를 밟았던 김재상 양우현이 큰 실수를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그동안 삼성 박진만 감독은 양우현에 대해 "많이 노력해 수비가 좋아졌다"고 칭찬해왔다. 김재상에 대해서는 "아직 보완할 점이 있지만, 꾸준히 노력해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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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타격 재능을 발휘하며 공수 양면에 걸쳐 좋은 활약을 펼치던 두 선수. 2,3일 대구 한화전에서 아찔한 실수를 범했다.

김재상과 손주인 코치.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김재상.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김재상이 먼저 매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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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3-4로 맹추격하던 6회초 한화 선두타자 이도윤의 땅볼을 여유 있게 처리하다 전력질주 한 타자주자를 살려주고 말았다. 이 실수 하나가 스노우볼이 됐다. 이진영과 강백호의 2타점 적시타, 노시환의 2점 홈런이 이어지며 대거 6실점. 승부의 추가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김재상은 이닝 중 교체돼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다음날인 3일 말소됐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3일 "그때 팀 분위기가 꺾였다. 첫 타자 출루가 연결이 돼 대량 실점이 됐다. 분위기상 한화가 쫓기고 우리가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그런 조그만 거 하나에 크게 무너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한 번 더 준비를 잘 해야 될 것 같다"고 재정비 이유를 설명했다.

김재상은 지난 4월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3안타 경기를 펼치는 등 6경기에서 타율 0.364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었던 순간이었다.

양우현.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다음날인 3일 한화전에서는 내야수 양우현이 실책 후 교체됐다.

선발 유격수로 나선 양우현은 4-4로 팽팽하게 맞선 8회초 1사 1루에서 노시환의 투수 앞 빗맞은 땅볼 때 2루 베이스 커버가 살짝 늦으면서 급히 뿌린 이승민의 빠른 송구를 정확히 포구하지 못하고 떨어뜨렸다. 한화 대타 채은성의 적시타와 황영묵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이어졌다. 양우현도 이닝 중간에 이날 데뷔 첫 콜업된 김상준으로 교체됐다.

박진만 감독이 바로 교체를 통해 '메시지'를 준 이유는 단지 플레이 실수 하나 때문 만이 아니었다. 1군 출전이 서서히 익숙해지면서 자칫 안일해질 수 있는 '느슨함'에 대한 경고였다.

실제 두 선수는 실수를 범하기 전 엄청난 호수비를 펼쳤다.

김재상은 직전 이닝인 5회 1사 1루에서 김태연의 강한 안타성 타구를 멋진 호수비로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그 바로 다음 이닝 첫 타구에 범한 실수였다.

양우현도 이날 2회 1사 2루에서 이도윤의 적시타성 타구를 막아내는 등 잇단 호수비를 펼쳤다. 실책 직전에도 강백호의 안타성 타구를 잘 캐치해 1루에 뿌렸다. 달려가는 탄성에 송구가 빗나가며 내야안타가 됐지만 기민한 움직임이었다.

양우현.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야수는 늘 호수비 직후를 조심해야 한다. 살짝 흥분해 들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타구에 실책이 종종 나오는 포인트다.

화려한 호수비 보다 무조건 막아야 하는 기본 중 기본 타구 처리의 중요성.

그 포인트를 '국민유격수'가 따끔하게 지적한 셈이다. 당장은 아파도 앞으로 펼쳐질 긴 야구 인생에 피가 되고 살이 될 교훈의 순간이었다.

삼성은 '홈런의 팀' 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면 '수비의 팀'이다. 올시즌도 4일 현재 팀실책 14개로 10개 구단 중 최소실책을 기록중이다.

박진만 감독의 '수비 퍼스트' 철학 하에 손주인 코치의 지옥 훈련이 만든 결과. 숱한 주축 선수 부상 속에도 꾸역꾸역 상위권을 유지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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