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두산 투수교체, 이게 최선입니까?

기사입력 2013-07-01 12:15


두산의 투수교체는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6연승의 좋은 흐름이 끊어졌다. 지난달 20일 잠실 경기가 끝난 뒤 고개를 떨구는 두산 선수단의 모습.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투수교체는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중간계투진이 중요한 현대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투수교체 타이밍과 선택을 두고 많은 말이 오간다. 투수교체는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만큼 극히 신중하게 결정을 해야 한다.

야구는 변수가 많은 스포츠다. 선수 개인의 컨디션과 팀내 사정, 승부처의 미묘한 흐름, 그리고 페넌트레이스의 장기적인 경기운영 등 세부적인 부분들이 모두 포함된다. 사령탑은 이런 모든 변수를 감안해 투수교체를 결정한다.

따라서 투수교체에 대한 '결과론적인 비판'은 제 3자의 입장에서 항상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모든 부분을 고려해도 6월 30일 마산 두산-NC전의 투수교체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게 최선입니까?

두산은 6연승 중이었다. 6위에 머물고 있지만, 충분히 상위권 도약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6월 29일까지 33승2무30패, 2위 넥센과의 승차는 3게임에 불과했다.

65게임을 치른 페넌트레이스 중반. 당연히 두산으로서는 1경기 1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팀 분위기는 상승세. 게다가 6월 30일 경기를 치르면 4일간의 휴식이다. 반면 NC는 6연패. 이날 선발 싸움은 NC가 유리했다. NC는 외국인 에이스 아담, 두산은 5선발 이정호였다. 이정호는 두산 선발 중 가장 약하다.

하지만 두산은 4일 휴식이라는 이점이 있었다. 당연히 불펜 총동원령이 내려졌다. 필승계투조(홍상삼 오현택 정재훈)와 김상현 뿐만 아니라 선발 유희관까지 대기하고 있었다.


경기 전 김진욱 감독은 "이정호가 5회까지만 막아주면 정말 '땡큐'다. 하지만 애매한 위기의 상황에는 유희관 김상현도 투입시킬 것"이라고 했다. 물론 뒤지고 있는 경우 출전기회가 없었던 정대현과 안규영 등도 고려하고 있었다.

경기가 시작됐다. 2회 1점을 내준 두산은 3회 역전에 성공했다. 민병헌의 2타점 3루타와 김현수의 적시타가 터졌다. 완벽히 두산의 분위기가 유리했다. 최근 연승의 상승세와 함께 상대 에이스를 공략했기 때문. 반면 NC는 너무나 답답한 상황이었다. 두산 선발 이정호는 나름대로 호투했다. 3회까지 3개의 안타를 내주고 2점을 허용했지만,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줬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4회였다. 이정호는 갑자기 흔들렸다. 아웃카운트 1개를 잡은 뒤 박정준 모창민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이정호의 기량을 감안할 때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위기였다.

두산 벤치는 움직였다. 여기까지는 정상 수순. 그런데 선택이 의외였다. 유희관 김상현을 놔두고 정대현을 투입시켰다. 그는 5월 12일 잠실 NC전 3회에 등판, 1⅓이닝 동안 무려 안타 10개를 맞고 11실점을 한 악몽이 있다. 압박감이 심한 승부처에서 또 다시 등판한 정대현은 심하게 흔들렸다. 노진혁에게 볼넷, 김태군에게 우중간 싹쓸이 2루타를 맞았다. 경기는 단숨에 3-5로 뒤집혔다. 그러자 이번에는 정대현을 내리고 안규영을 투입했다. 올해 3년차인 그는 올해 1군에 등판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그는 차화준에게 볼넷을 내준 뒤 나성범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3-8. 사실상 승부를 가른 스코어였다.

이해할 수 없는 두산의 실험야구

물론 투수교체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은 많다. 당장의 1승이 중요하지만, 장기 레이스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핵심 투수들을 혹사시키는 것은 부작용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모든 사령탑들이 고심하는 부분이다.

이날 두산의 필승계투조는 분명 무리가 있었다. 정재훈 오현택 홍상삼 모두 6월 28, 29일 등판했다. 따라서 매우 급박한 경기 후반이 아니면 보호해 줄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유희관과 김상현은 달랐다. 유희관은 26일 KIA전 선발로 나서 103개의 공을 던졌다. 사흘을 쉰 상태다. 중간계투로 1~2이닝 정도는 충분히 던질 수 있었다. 위기상황을 타개할 카드로는 적격이었다.

김상현을 보자. 두산은 6월 24일부터 이틀간 휴식을 취했다. 김상현은 6월 26일 KIA전에서 19개의 공을 던졌다. 그리고 이틀을 쉰 뒤 29일 NC전에서 10개의 공을 뿌렸다.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갔던 그도 충분히 등판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두 선수의 위기관리능력은 충분히 검증된 상황이다. 유희관은 안정된 제구력을 가지고 있고, 김상현은 6월 26일 KIA전에서 만루 상황을 극복한 바 있다.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선수들을 놔두고 정대현과 안규영을 선택한 부분은 아무리 투수교체의 결과론을 경계한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독이 되는 유망주의 경험들

5월 두산은 유난히 힘겨웠다. 5월 8일 SK에 최다점수차 역전패(10점)를 당했다. 5월 12일에는 NC에 올 시즌 최다실점(5대17 패)을 허용했고, 5월 19일 한화에 2대14로 대패했다. 7대15로 완패한 넥센전 때는 도루와 사구를 놓고 벤치클리어링까지 나왔다.

롤러코스터같은 경기력을 보인 두산의 가장 큰 원인은 기본적으로 선발이 무너지면서 중간계투진과 마무리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하지만 몇몇 전문가들은 "두산의 투수진이 허약한 것은 맞다. 그러나 불펜진의 역할을 고정시키지 않은 부분, 검증되지 않은 유망주들을 급박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린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했다.

최근 한달 간 두산의 불펜운용을 보면 대부분 급박한 순간 투수교체가 이뤄졌다. 결국 결승점을 허용하면서 난타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두산 김진욱 감독도 "투수를 좀 더 편안한 상황에서 올려야 하는데 여의치 않다"고 토로하곤 했다. 5월 KIA전에서 난타당한 정대현, 넥센전 많은 안타를 허용하며 두 차례의 빈볼을 기록한 윤명준의 경우, 이런 경험은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 전문가는 "유망주를 많이 투입하면 발전하는 건 맞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난타당할 때 적절히 끊어주지 못하면 오히려 그 경험은 독이 된다"고 했다. 두산의 경우가 딱 적절한 예다. 이날 정대현과 안규영의 경우도 해당된다.

'6연승 뒤 1패'라고 자위하기에는 너무나 뼈아픈 1패다. 당장의 성적과 유망주들의 성장 모두에 많은 악영향을 미쳤다. 마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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