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좌완 선발 유희관이 어이없게 강판되고 말았다.
한 이닝에 코칭스태프에 그라운드 페어 지역에 두 번 등장했다. 그 바람에 유희관은 힘이 남아 있는데도 야구규칙에 따라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두산으로선 실점에 이어 황당하게 선발 투수를 잃고 말았다.
이 묘한 상황은 2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벌어졌다. 0-2로 뒤진 2사 주자 2,3루에서 문제의 장면이 발생했다.
유희관은 4회 선두 타자 박석민에게 2루타, 최형우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유희관이 흔들리자 정명원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배터리를 모아 진정시켰다. 채태인은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그리고 이승엽은 볼넷. 1사 만루 상황에서 박한이가 친 강습 타구를 두산 유격수 손시헌이 놓치면서 선제점을 내줬다. 다음 타자 이지영의 좌익수 뜬공 때 3루 주자 최형우가 언더 베이스를 해 홈을 파고 들었다. 접전 상황이었다. 나광남 주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그런데 두산 배터리가 흥분해서 강하게 어필했다. 그 순간 두산 덕아웃에서 김진욱 감독, 황병일 수석코치, 강성우 배터리코치가 그라운드로 달려 나왔다. 김진욱 감독은 주심과 얘기했다. 황병일 수석은 유
희관을 가라앉혔다. 강성우 코치는 홈 플레이트와 마운드 중간까지 나가 포수 최재훈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경기가 속개되는 것 같았지만 나광남 주심은 분주해졌다. 대기심, 기록원과 차례로 얘기를 나눴다. 잠시 후엔 다른 부심들까지 모여서 논의를 했고, 김진욱 감독이 심판들과 얘기를 했다.
경기가 속개 된 후 정명원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투수 교체를 했다. 유희관은 황당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내려왔다. 유희관은 3⅔이닝 5안타 1볼넷 1탈삼진으로 2실점(1자책)했다. 투구수는 52개. 대신 변진수가 구원 등판했다.
먼저 두산 선수들이 흥분한 게 문제다. 주심의 세이프 판정에 너무 민감했다. 두산은 적지에서 1,2차전을 승리하고 홈으로 왔다. 여유있게 추격해도 될 상황에서 과민반응을 보였다. 또 두산 코칭스태프도 신중하지 못했다. 야구 규칙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흥분한 선수를 진정시키는 것도 중요했지만 상황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아쉬웠다. 덕아웃에서 누군가는 그렇게 많은 코칭스태프가 항의하러 가는 걸 말렸어야 했다.
또 심판진의 경기 진행도 매끄럽지 못했다. 두산 코칭스태프가 몰려 나왔을 때 분명하게 경고를 했어야 한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몰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해 농사를 결정하는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이같은 평소 경기에 잘 나오지 않는 돌발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경기의 질이 떨어졌다.
잠실=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