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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몬스터'의 심장은 '강철'이다.
2회 1사 1, 2루
그러나 류현진은 동요하지 않았다. 7번 제이슨 닉스를 초구 체인지업에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다음 타자 프레디 갈비스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끝에 포심패스트볼을 바깥쪽 꽉찬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어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자기 공에 대한 확신과 제구력이 없으면 던지기 어려운 공이었다.
3회 무사 1, 2루
이후 위기는 계속 이어졌다. 3회에는 선두타자 A.J.버넷이 우전안타로 나았다. 이어 후속 벤 르비어도 중전안타를 치며 무사 1, 2루 위기가 닥쳤다. 앞선 2회의 1사 1, 2루보다 더 실점 확률이 높은 상황. 이번에도 류현진의 과감한 승부가 빛을 발했다. 후속 지미 롤린스에게 초구 커브로 파울을 유도한 뒤 2구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에 찔러넣었다. 볼카운트 2S의 유리한 상황. 보통은 유인구가 나올 법 하다. 그러나 류현진은 상대의 허를 찔렀다. 다시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에 꽂았다. 롤린스는 가만히 선 채 삼진을 당했다.
이 하나의 승부구로 흐름이 바뀌었다. 과감한 배짱이 상대의 기를 꺾은 것이다. 타석에 상대 3번 말론 버드가 들어섰지만, 이미 주도권은 류현진에게 있었다. 류현진은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한 뒤 연속 2개의 패스트볼을 던져 볼카운트 1B2S의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다. 이어 다시 체인지업 승부구. 타이밍을 완전히 뺏긴 버드는 결국 유격수 앞 병살타를 치고 말았다.
4회 1사 1, 3루
벌써 4명의 잔루를 만들어냈지만, 류현진의 시련은 4회에도 있었다. 선두타자 하워드를 우익수 뜬공으로 가볍게 처리한 류현진은 후속 루이스에게 좌측 펜스 상단을 직격하는 3루타를 허용했다. 2루타로 막을 수도 있었지만, 다저스 좌익수 칼 크로포드의 펜스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1사 3루의 실점위기. 류현진은 후속 브라운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는 제구가 안됐다기보다는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1사 1, 3루 상황에서는 내야 병살타가 가능하다.
류현진의 의도는 적중했다. 비록 병살타는 아니었지만, 내야 땅볼로 3루 주자를 홈에서 잡아낸 것. 닉스의 강한 타구를 다저스 3루수 후안 유리베가 잡아 곧바로 홈에 송구했다. 이 공을 잡은 다저스 포수 팀 페더로위츠가 홈으로 쇄도하던 루이스를 협살로 태그아웃시키면서 2사 1, 2루를 만들었다. 위기의 농도가 옅어졌다.
이어 류현진은 후속 갈비스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선행 주자 닉스를 2루에서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쳤다. 잔루를 6개로 늘리는 순간이다.
6회 2사 1, 2루
앞선 세 차례보다는 위기의 농도가 옅었지만, 6회에도 실점 위기가 있었다. 이미 앞선 5회 2점을 내줬던 류현진은 6회 선두타자 닉스와 후속 갈비스를 각각 삼진과 중견수 뜬공으로 잡으며 쉽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하지만 이날의 최대 난적 버넷이 또 안타를 쳤다. 이날만 벌써 세 번째 안타다. 안타를 맞은 류현진이나 1루에 안착한 버넷이나 모두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류현진의 동요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 후속 르비어와 무려 7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치다 결국 중전안타를 내줬다. 2사 1, 2루의 실점 위기가 만들어졌다. 만약 2루 주자가 투수 버넷이 아니었다면 2사 1, 3루가 될 수도 있었다.
이날 두 번째로 돈 매팅리 감독이 마운드를 방문했다. 류현진의 동요를 벤치에서도 눈치챈 것이다. 투구수는 이미 103개. 하지만 류현진에게는 힘이 남아있었다. 끝까지 이닝을 마치겠다는 의사를 밝힌 류현진은 심기일전하고 타석에 선 3번 타자 롤린스를 상대한다. 초구는 느린 커브(113㎞)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2구째는 포심패스트볼. 그러나 볼이었다.
볼카운트 1B1S. 더 이상 승부가 길어지면 류현진에게 더 불리해진다. 류현진은 여기서 또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비슷한 코스로 또 포심패스트볼을 던졌다. 타자의 범타를 유도하려는 작전. 이게 통했다. 롤린스의 타구는 유격수 라미레스의 글러브에 걸렸고, 선행주자 르비어가 2루에서 아웃되며 이닝 종료.
이날 류현진은 총 네 차례의 실점 위기에서 과감한 승부로 8개의 잔루를 만들고 실점하지 않았다. 잔루의 절반만 들어왔어도 4실점이 늘어날 뻔했다. 류현진의 위기관리능력에는 슬럼프가 없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