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포스팅참사', KIA 양현종에게 어떤 영향 미칠까

최종수정 2014-11-12 12:16

◇지난 11일 부산에서 열린 '제1회 최동원상' 시상식에서 초대 수상자로 선정된 양현종이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김광현 포스팅참사'는 과연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앞둔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세계 최고의 프로리그라는 미국 메이저리그는 역시 냉정했다. 철저히 계산된 비즈니스적 시각에서 접근했다. 여기에 '거품' 따위는 끼어들 여지가 없다. 메이저리그는 SK 와이번스 에이스인 김광현에 대해 '최대 200만달러 짜리 선수'로 평가했다.

SK나 김광현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결과다. '포스팅 200만달러'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냉정히 말하면 메이저리그에서는 김광현의 가치를 평범한 드래프트 신인선수 정도로 봤다는 뜻. 당연히 이 포스팅 금액을 받아들인 뒤 진행되는 입단 협상은 김광현에게 무척 불리한 상황에서 전개될 가능성이 짙다. 그걸 감수하느냐는 전적으로 김광현과 SK에 달렸다.

그런데 이번 '김광현 포스팅 참사'는 향후 같은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에게까지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층 냉정해질 것이다.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강정호와 KIA 양현종이 그 대상이다. 이 중에서 특히 김광현처럼 왼손 선발 요원인 양현종은 더 직접적인 여파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왼손 정통파 선발 요원'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양현종은 김광현과 함께 묶인다. 물론 스카우팅 리포트 측면에서 분석하면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유형의 투수다. 지난 수 년간 국내에 파견한 스카우트의 보고서를 받은 메이저리그 각 구단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양현종은 김광현과 비슷한 용도를 지닌 투수다. 김광현에 관해 별다른 흥미를 보이지 않은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굳이 양현종에게만 후한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텐포드 호텔에서 SK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기자회견이 열렸다. 메이저리그는 수년 전부터 김광현을 스카우트 1순위로 점찍었다. 류현진에 비해 제구력이 떨어지지만 파워는 오히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류현진처럼 2573만 달러의 이적료를 받기는 어려워도 500만 달러 이상을 입찰한 구단이 나온다면 SK가 미국 진출을 허락할 가능성이 크다. SK는 다음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김광현에 대한 포스팅을 요청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서 김광현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mgin@sportschosun.com / 2014.10.29.
결정적으로 양현종은 김광현과 '치명적인 공통점'이 있다. 이걸 '치명적'이라고 표현한 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선수 평가 항목에서 매우 중요하게 강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FA나 포스팅 등으로 낯선 선수를 영입할 때 최우선 고려항목이다.

그건 바로 '내구성'이다. 해당 선수가 얼마나 튼튼한 몸을 가지고, 오래 버텨왔는가를 주의깊게 살핀다. 만약 부상 또는 수술 등으로 인해 경력에 공백이 있다면 내구성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사실 김광현이 낮은 평가를 받은 건 단조로운 구종이나 정확하지 못한 제구력 탓도 있지만, '부상 경력'이 더 큰 원인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리그 최고의 좌완선발이었다. 같은 기간만 놓고 따져보면 현재 LA다저스에서 3선발로 맹활약중인 류현진보다 뛰어났다. 이 기간에 김광현은 48승(13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해, 같은 기간 43승(23패) 평균자책점 2.88을 올린 류현진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이후 부상으로 3년간 겨우 22승을 올리는 데 그쳤다. 올해 13승을 올려 나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예전에 비할 바가 아니다. 결국 이런 점이 낮은 포스팅금액을 받은 주요 원인이다.

불행히도 양현종 역시 김광현과 비슷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09~2010년 팀의 간판투수로 성장했지만, 2011년부터 3년간 겨우 17승을 기록했다. 부상에 제구력 난조까지 복합적으로 겹쳤다. 메이저리그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불안감을 떠안고 거액을 베팅할 구단은 별로 많지 않다. 그보다는 여러 안전장치를 포함한 현실적 입찰을 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포스팅 액수 자체는 김광현처럼 많지 않을 수 있다. 대신 입단 협상 때 여러가지 옵션 사항을 포함시키는 게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양현종 측은 원래 17일쯤 포스팅을 신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김광현 포스팅참사'가 벌어진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심사숙고하게 될 수도 있다. 과연 양현종은 냉정해진 메이저리그 포스팅시장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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