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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필(40·KIA)에게 대뜸 "요즘 뭐하냐"고 물었다. "아니 야구선수가 할게 뭐 있어? 운동하지." 간단명료하다.
종현군은 아버지와 함께 내년 프로무대에서 같이 활약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올해 신인드래프트 2차지명에서 호명받지 못했다. 여기에서 멈추면 '오뚝이 아빠'가 섭섭하다. 종현군은 꿈을 부여잡기 위해 경희대에서 더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아버지와 함께 최고무대에서 뛰겠다는 설렘이 땀흘리는 원동력이다.
최영필은 "아직 아들과 같이 운동을 하지는 못한다. 나는 내 스케줄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 이곳(경희대)에서 여러차례 고비를 넘어왔다. 내년에도 그냥 힘껏 던진다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KIA는 투지와 팀공헌도 등을 종합해 불펜투수 중 최고고과임을 확인시켜줬다. 연봉협상 테이블에서도 충분한 보상을 약속한 상태다.
기정사실인 억대연봉도 좋지만 최영필은 선수이기 전에 '아버지'다. 같은 길을 걷는 아들 앞에서 당당한 것이 참 좋다. 나이가 들면서 최영필이 마주하는 최대 적은 '편견'이다.
편견이 무서운 것은 묘한 전염성이 있기 때문이다. 몇 사람이 나쁜 시선으로 바라보면 대중이 흔들리고, 급기야 본인마저 '내가 과연 될까'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최영필은 운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굳게 믿고 손에서 볼을 놓치 않았다. 이대로 은퇴할 수 없다는 의지가 늘 몸을 최상으로 만들었고, 이를 통해 딱 한번의 기회를 붙들 수 있었다. 1997년 현대에 입단한 최영필은 이제 내년이면 프로 19년차가 된다. 프로야구 투수 최고참이다.
경희대야구장의 겨울바람은 늘 최영필을 긴장시킨다. 모두가 '안된다'는 말만 할때 스스로 "할수 있다"며 이를 악물던 곳이다. 올겨울 안심되는 것이 있다면 내년엔 그나마 머무를 곳이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