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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박용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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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시즌 초반 LG는 병살타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결정적인 기회에서 병살타가 속출해 공격의 흐름이 끊어지는 일이 잦았습니다. LG가 한동안 최하위까지 밀려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손꼽혔습니다.
LG가 병살타를 자주 기록한 원인은 타선의 주축인 베테랑의 적극적인 성향과 관계가 있었습니다. 초구 혹은 2구 등 빠른 카운트에서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LG 타자들의 성향을 파고들어 상대 투수들은 떨어지는 유인구로 승부했습니다. 주자를 둔 가운데 내야 땅볼이 나오면 타자주자가 발이 빠르지 않아 병살타 누적은 필연적이었습니다.
5월 중순 김무관 타격 코치의 1군 복귀와 함께 LG 타선은 새로운 방향성을 정립했습니다. 선구안을 중시한 것입니다. 상대 투수의 공을 성급하게 건드리지 않고 카운트를 길게 끌고 갔습니다. 병살타는 감소하기 시작했고 많은 볼넷을 얻었습니다. 타고투저의 원인으로 지목된 비좁은 스트라이크존을 LG 타선이 활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LG는 524개로 롯데(534개)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볼넷을 얻은 팀이 되었습니다. 0.279로 팀 타율은 최하위였으나 팀 출루율은 0.361로 SK와 함께 공동 5위로 상쇄된 것은 많은 볼넷 출루와 연관이 있습니다.
개별 타자들의 기록으로도 LG 타선의 선구안 중시 경향은 드러납니다. 박용택은 75개의 볼넷을 골랐습니다. 리그 전체에서 5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2002년 데뷔한 박용택이 60개 이상의 볼넷을 얻은 시즌은 작년이 처음이었습니다.
이병규(7번)는 74개의 볼넷으로 박용택의 뒤를 이었습니다. 팀 내에서 가장 신중한 타자인 이병규(7번)가 4번 타자로 고정되면서 LG 타선의 분위기도 그와 발맞추었습니다. 시즌 도중 1번 타자로 나선 정성훈도 선구안을 앞세워 59개의 볼넷을 얻었습니다. 하위 타선에서는 최경철, 손주인, 박경수가 공을 오래 고르며 상대 투수를 괴롭혔습니다. 타석에서 적극적인 성향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이병규도 8월 1군 복귀 후에는 상대 투수의 유인구에 쉽게 방망이를 내지 않으며 스트라이크존을 좁혔습니다.
LG 타선이 2015년에도 선구안을 중시하는 경향을 유지할지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극심한 타고투저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 시즌에는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질 전망입니다. 새롭게 LG 타선을 맡은 노찬엽 타격 코치가 변화를 추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 시즌 중반 변화를 도모해 4강 진출의 성과를 얻은 이상 올해도 LG가 유사한 경향을 견지할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타선에 선수 보강이 사실상 없어 인적 구성이 작년과 거의 유사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2015년에도 선구안을 중시하는 LG 타선의 성향이 유지될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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