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코치 김재현, 한화에서 인생을 말하다

기사입력 2015-01-22 09:29


한화 이글스가 18일 일본 고치 시영구장과 동부구장에서 2015 스프링캠프를 펼치고 있다. 이날 오후 일본 고치 동부구장에서 선수들이 김성근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한화는 2015 전지훈련을 3월 3일까지 48일 동안 일본 고치와 오키나와에서 실시한다. 김성근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23명과 주장 김태균을 포함해 선수 58명, 총 81명의 한화 이글스 선수단은 고치 시영구장과 동부구장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 후 2월15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고친다 구장에서 3월3일까지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고치(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1.18/

"인생이라는 게 참… 재미있네요."

세상의 그 누구도 자신의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다. 인연이 없을 것이라고 여겼던 사람과 만날 수도 있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을 하게될 수도 있다. 이런 의외성이 덕분에 인생이 더 흥미로운지도 모르겠다.

요즘 한화 이글스 김재현(40) 코치가 깊이 공감하고 있는 삶의 한 원리다. 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현역 시절과 색다르고 깊이있는 분석으로 인기를 끓었던 방송 해설위원 생활을 거쳐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초보 타격코치로서 지난해 말 한화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부터 김성근(73)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야구인생 제3기'라고 볼 수 있다.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주로 지도하는 김 코치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선수들의 훈련을 스케줄에 맞춰 이끈 뒤 밤에 숙소에 돌아가서는 코칭스태프 미팅을 해야 한다. 초보 코치라 해야할 일이 더 많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다이어트가 될 정도. 현역 때와 마찬가지로 몸매가 날렵하다. 한화의 강도높은 '김성근식 훈련법'은 선수 뿐만 아니라 코치진에게도 적용되는 듯 하다.


한화 이글스가 17일 일본 고치 시영구장에서 2015 스프링캠프를 실시했다. 선수들이 야간훈련을 하고 있다.
한화는 2015 전지훈련을 3월 3일까지 48일 동안 일본 고치와 오키나와에서 실시한다. 김성근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23명과 주장 김태균을 포함해 선수 58명, 총 81명의 한화 이글스 선수단은 고치 시영구장과 동부구장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 후 2월15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고친다 구장에서 3월3일까지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고치(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1.17/
김 코치는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였다. 그리스 석상처럼 잘생긴 외모와 국내 최고의 배트스피드를 앞세운 빼어난 야구실력, 그리고 치명적인 부상을 이겨낸 감동의 투혼까지. 그는 현역시절 내내 무대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무대 뒤편으로 걸어나온 지 오래다. 이제는 다른 역할을 해야한다. 그 역할은 묵묵히 뒤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돕는 것이다.

김 코치는 이런 현재를 "즐겁다"고 했다. 선수가 아닌 코치의 시각에서 '첫 제자'들을 가르치는 재미가 적지 않다. 특히나 김 코치는 이런 과정에서 '인생의 흥미로움'을 새삼 느낀다고 한다. "해설위원 시절에 제가 '가장 프로답지 않은 팀'으로 늘 손꼽았던 팀이 한화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팀에 들어와 선수들의 훈련을 돕고 있죠. 재미있지 않습니까." 그렇다. 매우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런 일을 가능하게 만든 이가 바로 김성근 감독이다. 김 코치는 자신을 이끌어준 은사의 제안에 두말없이 한화행을 택했다. 스스로 "가장 프로답지 않다"고 평가했던 팀이었지만, 김 감독이 맡는다면 '가장 프로다운 팀'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은 것이다. 또 지도자 경력의 첫 출발을 김성근 감독 아래에서 할 수 있다는 것 역시 김 코치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 역시 김성근 감독의 '지옥훈련'을 수없이 겪어봤다. 그리고 그걸 이겨냈을 때 어떤 변화와 발전이 있는 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런 경험은 분명 선수들을 이끄는데 큰 도움이 된다. 김 코치는 "지금의 제가 선수들에게 해줄 수 있는 얘기는 그리 많지 않아요. 그저 훈련에 임하는 마음가짐이나 자세 등에 대한 조언 정도죠. 분명한 건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이고, 그걸 이겨내야 한다는 겁니다." 한화 선수들이 성장하는 만큼, '초보' 김재현 코치도 변모하고 있다. 고치 캠프가 그렇게 만든다.


고치(일본 고치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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