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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구단 kt 위즈의 운명, 이 3명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외국인 투수 3총사 크리스 옥스프링, 필 어윈, 앤디 시스코다. 이 3명의 실전 투구를 한꺼번에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kt는 24일 일본 휴가 오쿠라가하마구장에서 열린 라쿠텐 골드이글스 2군과의 경기에 이 선수들을 모두 등판시켰다. 어윈이 선발, 그리고 시스코와 옥스프링이 나와 각각 2이닝씩을 소화했다. 이들의 실전 투구를 지켜본 기자의 분석이다.
다만 아직은 100%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 직구 구속이 130㎞ 후반대에 그쳤다. 컨택트 능력이 좋은 일본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본인 말로는 70~80% 정도의 힘으로 던졌다고 한다. 베스트 컨디션이 되면 구속이 140㎞ 초중반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시스코는 지난해 퓨처스리그 무대 시험을 잘 통과해 어렵게 재계약에 성공한 케이스. 일단 본인 스스로 열의가 넘치고 의욕도 좋아보였다.
시스코의 가장 큰 강점은 큰 키. 무려 2m8이다. 여기서 완벽한 오버핸드스로로 공을 찍어내린다면 무섭겠지만, 시스코는 팔을 약간 떨어뜨려 쓰리쿼터 형식으로 공을 던졌다. 미국 메이저리그 전설의 장신 왼손 투수 랜디 존슨의 피칭 궤적을 연상하면 될 듯. 그래도 타점이 높아 직구처럼 오다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국내무대에서 이런 유형의 투수가 없었기 때문에 시즌 초반 생소함을 무기로 삼을 수 있을 만 하다.
직구 구속도 훌륭했다. 140㎞대 중반을 훌쩍 넘겼다. 힘도 있었다. 다만, 제구가 매우 안정된 스타일은 아니어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어떤 대응을 할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옥스프링, 구관이 명관
"옥스프링은 정말 경기를 잘 풀어나가더라."
이 한 마디면 모든 설명이 되지 않을까. 이날 경기 옥스프링의 투구를 지켜본 kt 조범현 감독의 평가였다.
확실히 급이 달랐다. 여유가 느껴질 정도였다. 5회 가볍게 삼자범퇴 처리를 한 옥스프링은 6회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다. 선두타자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두 타자를 모두 플라이 타구로 처리했다. 이어 다시 한 번 내야안타가 나왔는데 위기 상황서 마지막 타자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4㎞를 찍었고, 주무기인 너클볼도 시험했다. 너클볼을 본 일본 타자는 깜짝 놀라 허무하게 헛스윙을 하기도 했다. 물론, 같은 팀 신인 포수 안중열도 놀래켰지만 말이다.
휴가(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