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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재 VS 채은성.
둘은 올해 '동반 성장'을 노리고 있다. 공존 공생할 수 있을까. LG 야구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동갑 절친들의 얘기를 23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들어봤다.
문선재(이하 문)=못한 걸 갖고 핑계대고 싶지 않다. 작년에는 더 좋아지고자 캠프 때 기술적인 부분에서 변화를 많이 주었다. 그런데 완성이 안 되고 시즌을 맞이하다 보니 준비가 미흡했다. 나도 불안한 상황에서 자신감이 떨어졌다. 2군으로 내려갔고 사령탑이 교체됐다. 그리고 다치기까지 했다. 올해는 노찬엽 타격 코치님이 선수들에게 어떻게 쳐라고 주문하지 않는다. 기본적인 것만 잡아준다. 나머지는 선수들에게 연구하고 판단하고, 스스로 느낀 후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라고 한다. 선수들이 자기의 생각과 주관을 갖고 연습을 한다.
채은성(이하 채)=지난해 처음 1군 올라와서는 정말 막 쳤다. 나중엔 체력이 떨어졌고 약점이 다 노출됐다. 시즌 막판에는 한 경기 하고 나면 몸이 녹초가 됐다. 2군에선 이만하면 1군에서 통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달랐다. 지금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지난해 경험한 게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서로 이번 전훈 캠프를 냉정하게 평가해달라.
채=(문)선재는 미국 애리조나 캠프 때는 타격에서 시행착오가 있었다. 기술적이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최근엔 생각한 대로 잘 풀어내고 있는 것 같다.
문=(채)은성이는 원래 잘 한다. 나 보다 한 수 위다. 지난해 좋았던 걸 더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나나 은성이나 최근 좋아지고 있는 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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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친하니까 모든 얘기를 다 한다.
채=사적인 얘기도 하고, 서로 야구에 대한 조언도 해준다. 내가 잘 하고 있는 지를 타인에게 묻고 싶을 때 선재를 가장 먼저 찾는다. 도움이 많이 된다.
기라성 같은 팀내 선배들과의 경쟁이 힘들지 않나.
문=마음으로는 경쟁이 되고 있다. 현실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열심히 따라가서 언젠가는 넘어서야 하는 게 우리의 일이다.
채=우리 LG 선배들은 이미지가 다 기가 세다.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는 말붙이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선배들이 먼저 다가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었다. 그 다음부터는 내가 먼저 다가갈 수 있었다. 지금 당장 그 선배들을 실력으로 타고 넘기는 쉽지 않다. (현재 LG에는 이병규(9번)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 같은 베테랑 야수들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성훈만 내야수이고, 나머지는 외야수다.)
올해 각자 세운 목표는.
문=작년에 미흡했다. 항상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적과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자는 게 변함없는 목표다. 올해에는 1군에 오래 머물고 싶다. 꼭 100경기 이상 출전하고 싶다.
채=백업으로라도 1군 엔트리에 남고 싶다. 그래야만 주전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혹시 운세나 점 같은 걸 봤나.
채=나는 그런 걸 믿지 않는데 부모님이 점을 보고 오셔서 부적을 받아왔다. 좋을 것 같다고 했는데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문=은성이와 똑같다. 나도 부적을 갖고 있다.
둘다 아직 시즌 개막 1군 엔트리 진입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3월 시범경기에서의 공수 내용이 잣대가 될 수 있다. 둘이 함께 웃을 수도, 울 수도 있다. 아니면 희비가 교차할 수도 있다.
오키나와=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