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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토종 에이스 이재학(25)이 미국 전지훈련에서 다소 답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몇차례 연습경기와 평가전에서 기록상 부진하다. 하지만 NC구단 누구도 걱정하는 이는 없다. 이재학 본인도 마찬가지다.
풀러턴과의 연습경기를 뜯어보면 내용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1회와 2회, 1안타씩을 허용했지만 각각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3회 무사 1루에서 상대 1번타자에게 좌월 1점홈런을 허용한 것이 옥에 티였다. 알루미늄배트를 사용하는 대학선수들이라 타구가 생각보다 뻗어나갔다. 기록된 홈런 비거리는 100m,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정도였다. 이후 3루수 실책이 나오면서 비자책 2실점이 더해졌다. 최고시속은 139㎞ 정도였다. 고무적인 장면도 있었다. 직구와 체인지업, 투피치 스타일인 이재학은 올겨울 새롭게 슬라이더를 가다듬고 있다. 이날 몇 차례 슬라이더로 볼카운트를 잡았다. 실점 허용의 가장 큰 원인은 장기인 체인지업의 밋밋한 각 때문이었다.
이재학은 고집도 있고, 자존심도 강하다. 구종 다양화 얘기를 숱하게 들었을 때도 지난 2년간 오히려 체인지업을 갈고 닦았다. 또 2년 연속 10승이라는 좋은 성적표로 자신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올시즌에는 스스로 필요성을 느껴 슬라이더를 추가하려 하고있다. 여러가지 시도를 하면서 허용하는 스프링캠프 안타는 시즌에 들어가면 약이 될 수 있다. 야구인들 사이에선 '25%만 보면 되는 스프링캠프, 반만 보면 되는 시범경기'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진짜 전쟁은 정규시즌이다. 그 이전의 성과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잊혀지게될 그림자다. 이재학의 올시즌 목표는 3년 연속 두자릿 수 승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