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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막내 kt 위즈의 운명을 짊어진 한 남자. 바로 크리스 옥스프링(38)이다. 옥스프링이 에이스 역할을 해준다면 kt도 선배 팀들과 충분히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옥스프링은 지난 2년간 정들었던 롯데 자이언츠를 떠나 kt에서 새출발을 하게 됐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양팀이 개막전에서 맞붙는다. 옥스프링의 심경도 매우 복잡할 듯. 그래서 물었다. 옥스프링은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외국인 선수들의 리더로 주목받고 있다.
(옥스프링이 직접 사용한 단어를 소개한다.) Shocked, Upset, Amazed. 정말 놀라고 화가 나기도 했다. 나는 롯데에서 잘했다. 그리고 더 야구를 하고 싶었다. 재계약 포기 소식을 듣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했다. 다행히 kt에서 기회를 줘 고마운 마음 뿐이다.
-공교롭게도 개막전 상대가 롯데다.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면 개막전에 나가고 싶나. 솔직히 얘기해달라.
(단호한 어투로) 무조건 나가고 싶다. 롯데에서 내 나이, 그리고 능력 때문에 믿음을 가지지 못했다고 하는데, 내가 건재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다.
-당신을 사랑해준 롯데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롯데팬들은 야구 이해도가 높다. 열정도 훌륭하다. 선수들을 존중해준다. 부산팬들과 함께한 시간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언제든지 다시 만나면 인사하자. 사인도 열심히 해드리겠다. 개막전에 꼭 만나자.
-그런데 많은 나이로 인한 구위, 체력 저하 등을 걱정하는 시선이 많기는 하다.
나도 나이를 한 살 더 먹어 걱정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오프시즌 동안 더 열심히 준비했다. 이번 시즌 30~35번 정도 선발로 등판할 것 같다. 매사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
-현재 kt에서 최고 스타 선수다. 한국팬들이 당신을 매우 좋아한다. 한국에서 은퇴하고 지도자 생활을 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은 야구 수준도 높고 환경도 좋다. 사람들이 나를 잘 알아봐준다. 신문, TV에 내가 자주 나온다. 유명세를 좋아한다. 솔직히 한국에서 코치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한다. 가족과 떨어져있느 점 등이 걸리기는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해보고 싶은 일이다. 동료들이 잘못된 길을 가면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들고, 그걸 즐기는 성격이다.
-한국에서 당신이 '옥춘이'로 불리우는 것을 알고있나.
당연히 안다. (옥스프링은 한글 옥에 한자 춘이 스프링(Spring) 봄을 의미하는 것까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 단어를 들을 때마다 항상 감사하고 행복하다. 너무 좋다.
-한국에서의 선수 생활, 최종 목표를 얘기해달라.
투수라면 누구나 승리를 쌓고, 삼진을 잡고 싶어 한다. 하지만 승리는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게 아니다. 또 나는 삼진 잡는 유형의 투수도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한국에서 37승을 기록했으니 50승은 꼭 채우고 싶다. 또, 지난해 기복이 조금 있엇는데 올해는 꾸준함이 목표다.
가고시마(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