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안방 무한경쟁', 조인성도 안심못한다

기사입력 2015-03-02 17:06


이제는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모든 후보 선수들이 전부 같은 선에서 재출발을 해야 한다. 극도의 긴장감이 한화 이글스의 '안방'에 맴돈다.


16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의 훈련이 열렸다.

한화 조인성이 훈련을 하고 있다.

한화는 2015 전지훈련을 3월 3일까지 48일 동안 일본 고치와 오키나와에서 실시한다. 김성근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23명과 주장 김태균을 포함해 선수 46명, 총 69명의 한화 이글스 선수단은 고치 시영구장과 동부구장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고 15일부터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고친다 구장에서 3월 3일까지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오키나와(일본)=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2.16.
데뷔 18년차의 40대 베테랑도, 육성선수의 꼬리표를 달고 있는 20대 루키도 모두 눈빛을 매섭게 빛내고 있다. '주전'이라는 타이틀이 누구에게든 돌아갈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73)의 한 마디가 바로 이런 분위기를 촉발했다. "지성준이 조인성보다 낫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 말이지만 파급력은 엄청나다.


17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한화 정범모가 SK 임훈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한화는 2015 전지훈련을 3월 3일까지 48일 동안 일본 고치와 오키나와에서 실시한다. 김성근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23명과 주장 김태균을 포함해 선수 46명, 총 69명의 한화 이글스 선수단은 고치 시영구장과 동부구장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고 15일부터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고친다 구장에서 3월 3일까지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오키나와(일본)=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2.17.
원래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다양한 실험을 통해 팀의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스타일이다. 그에게 '고정 주전'은 의미가 없는 단어다. 일단 캠프에 돌입하면 누구든지 '후보'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특히나 취약 포지션으로 분류되면, 더욱 혹독한 경쟁 구도를 만든다. 그렇게 함으로써 선수들의 투지와 집중력이 살아난다고 여기기 때문. 이미 다른 팀에서도 '포지션 무한 경쟁'은 팀 전력 강화를 위한 효율적 방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해 말 새롭게 한화 사령탑이 된 김 감독은 1월15일부터 일본 고치에서 시작된 스프링캠프 당시부터 이런 전략으로 훈련을 이끌어왔다. 여러 선수들을 다양한 포지션에 써보며 가능성을 시험했다. 1루수 김태균의 3루 수비연습이나 포수 박노민의 외야수 전환, 외야수 추승우의 1루수 전환, 2루수 정근우의 유격수 전환 등이 고치 훈련 과정에서 등장했다.

이런 무한 경쟁이 가장 뜨거웠던 분야는 포수다. 포수는 김 감독의 야구에서 전력의 핵심이다. SK 와이번스를 2000년대 중후반 최강의 팀으로 만들었을 당시 김 감독은 박경완이란 걸출한 포수를 데리고 있었다. 쌍방울 시절부터 김 감독의 야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포수였다. 탄탄한 수비와 영리한 볼배합, 그리고 강한 송구에 장타력있는 방망이까지. 박경완은 김 감독이 원하는 모든 걸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김 감독도 한화에서 포수들에 대해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미 한화에는 지난 2002년 LG 트윈스에서 김 감독과 함께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던 조인성이 있었다. 13년 만에 다시 만난 사제지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인성이 '주전 보장'을 받는 건 아니다. 김 감독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면 조인성도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다. 이건 조인성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고치 캠프에서도 "주전 자리를 절대 안심해선 안된다. 감독님 입장에서는 누구나 다 똑같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이런 조인성의 걱정은 현실이었다. 고치에서 치른 7번의 연습경기 중 6경기에서 선발로 나갔던 조인성은 오키나와에서는 오히려 후배들에게 선발 기회를 대부분 내줘야 했다. 표면적으로는 등 근육 담 부상때문이었다. 조인성의 뒤를 받칠 백업 포수를 찾기 위해 김 감독이 일부러 정범모나 지성준 등을 투입하는 것으로 이해됐다. 8번의 경기 중 5번을 정범모가 선발 포수로 뛰었다. 지성준은 2번, 조인성은 1번 선발로 뛰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조인성의 컨디션 난조 기간이 길어지면서 김 감독도 새로운 가능성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일 LG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포수로 나간 지성준에 대해 "조인성보다 낫다"고 농담을 했는데, 반드시 농담으로만 들을 문제가 아니다. 지성준은 2일 넥센전에도 선발 마스크를 썼다. 또 연습경기에서 가장 많이 포수를 맡았던 정범모 역시 김 감독의 기대를 상당히 받고 있다.


냉정히 말해 정범모나 지성준이 조인성에 비해 경험이나 볼배합은 뒤떨어지는게 확실하다. 하지만 이들은 '젊음'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는 곧 '발전가능성'으로 이어진다. 당장에는 조인성이 뛰어나지만, 향후 5년 뒤를 바라보면 분명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화 안방이 지금 '무한 경쟁체재'로 가고 있는 이유는 바로 '미래'때문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