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2015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8일 대전구장에서 열렸다. 2회초 1사 1루 LG 최경철 타석 1루주자 채은성이 2루도루를 시도했지만 태그아웃되고 있다. 한화 2루수는 정유철.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08/
한화 이글스는 새로운 변화의 시기를 경험하는 중이다. 이전까지 익숙해져 있던 패배 의식을 떨쳐내고, 새로운 경쟁력을 지닌 팀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체질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 체질을 바꾼다는 건 엄청난 고통을 동반한다. 낡은 습관과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움에 익숙해져야만 가능한 일. 김성근 감독이 지난해 말 부임한 이후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선수들을 강하게 훈련시킨 건 이를 위해서였다.
다행히 몇 가지 측면에서 체질 개선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일단 주전과 백업의 기량차이가 확 줄었다.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나타났기 때문. 이들은 시범경기에서부터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여 기대를 하게 만든다. 그래서 더더욱 김 감독 역시 '뉴페이스들'에게 출전 기회를 많이 부여하고 있다. 시범경기만 놓고 보면 이들이 주전처럼 보인다. 포수 지성준을 필두로 외야수 장운호와 송주호, 황선일 그리고 내야수 정유철 주현상 이창열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개막 엔트리에 살아남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아직 김 감독의 기준선을 완벽하게 통과한 인물은 없다. 여전히 '테스트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아마도 시범경기가 끝날 때까지도 이들에 대한 테스트는 계속될 것이다. 이를 통해 잘 해야 2~3명, 그도 아니면 1~2명 정도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 뉴 페이스들 중에서 현재까지 가장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선수는 누굴까. 단연 포수 지성준이 손에 꼽힌다. 지성준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막판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정범모와 박노민이 캠프 막판에 일찍 한국으로 들어온 뒤 포수 마스크를 썼는데,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지성준은 시범경기에서 계속 선발 마스크를 쓰고 있다. 그러면서 총알 같은 송구로 상대의 도루를 막아내는 장면을 보여줬다. 아직 볼배합에 관해서는 보강해야 할 점이 있지만, 김 감독은 이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1군에 근접해있다"는 김 감독의 평가에 지성준에 대한 신뢰가 담겨 있다.
이밖에도 송주호와 정유철 등도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좋은 수비력을 보여준다. 특히 정유철의 경우 고양 원더스에서부터 김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인물. 성실함과 독기에 관해서는 검증이 충분히 됐다. 무엇보다 현재 주전 2루수 정근우가 턱 골절 회복기에 있어서 정유철에게는 특히 기회가 더 많이 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감독 역시 정근우가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안정적인 2루 백업요원'을 만드는 게 시급과제라고 한다. 그렇다면 정유철 역시 개막 엔트리에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 밖의 선수들은 아직 확실히 '1군감' 도장을 받진 못했다. 그러나 꾸준히 시범경기에 나선다는 건 김 감독이 희망을 갖고 있다는 뜻. 향후 스스로의 활약으로 입지를 굳힌다면 1군 엔트리를 확보할 수도 있다. 기회는 결국 스스로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