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고춧가루 뿌릴까. 이번주 마지막으로 한화-LG 만나

기사입력 2015-05-05 09:02


스포츠의 백미는 의외성이다. 강자를 누르는 약자, 모두의 예상이 깨지는 당황스러움, 그리고 카타르시스. 매번 결과가 정해져 있다면 맥이 빠진다. 야구는 개인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팀이 패하면 빛이 바랜다. 9연패, 시즌 성적 3승25패의 깊은 늪에 빠진 kt가 이번주 고춧가루로 야구판에 제대로 된 양념을 칠 수 있을까. kt는 이번 주중 한화를 시작으로 주말에는 LG를 만난다. 이로써 9개구단이 모두 막내 kt를 한번씩은 경험하게 된다.

지는 것이 일상이 되다보니 이제는 당하는 kt보다 이기는 상대가 누군지에 더 관심이 쏠린다. 이번주 한화와 LG는 벌써부터 기대하는 눈치다. 15승12패로 4위에 랭크돼 있는 한화는 kt와의 3연전 승리로 최상위권 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 속절없는 5연패로 9위까지 내려온 LG 역시 부담스런 주중 두산과의 라이벌 3연전이 끝나면 휘파람을 불며 kt를 맞이한다.

올시즌 초반 엉뚱한 '음모론'도 제기됐다. 비로 몇 경기가 취소되긴 했지만 삼성 SK 넥센 두산 등 강팀들은 일찌감치 kt를 두 차례(6경기) 만나 승수를 쌓을 기회가 더 많았지만 한화나 LG 등은 그 시기가 5월까지 늦춰졌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초반 레이스에 승리 가능성이 훨씬 높은 kt를 자주 만나면 그 만큼 더 유리하다는 얘기다. kt의 슬픈 자화상이다.

kt가 나올때마다 2013년 NC가 거론된다. 제 9구단 NC는 그해 1군 무대에 합류하자마자 7연패에 빠졌다. 평범한 플라이를 놓치고, 수비는 엉성하고, 타선은 무기력했다. 김경문 NC감독은 "창피하다"는 말까지 했다. NC관계자들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kt에게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도 2013년 초반 4승17패까지 기록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NC는 2013년 5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5월에만 5할승률을 상회하며 단번에 만만치 않은 팀임을 만천하에 각인시켰다. NC는 그해 7위, 2014년엔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까지 경험했다.


◇kt 조범현 감독.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kt는 2년전 NC와는 다르다. 일단 외국인선수가 너무 부진하다. 1명을 더 쓸수 있는 신생팀 어드밴티지는 용병의 팀기여도를 반영한 특혜다. 크리스 옥스프링을 제외하면 필 어윈과 앤디 시스코는 패전처리 수준이다. 어윈은 5경기에서 4패 평균자책점 7.83, 시스코는 8경기에서 5패 평균자책점 7.77이다. 그나마 타자 앤디 마르테는 부상으로 빠져있다. NC의 리그 조기정착에는 찰리와 해커, 테임즈 등 믿을만한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변화를 모색하던 kt는 지난 2일밤 롯데와 대형트레이드를 했다. 투수 박세웅 이성민 조현우, 포수 안중열을 주고 롯데로부터 포수 장성우, 투수 최대성 등 5명을 받았다. 아직 트레이드 효과 운운은 시기상조지만 팀타율 2할1푼6리, 득점권타율 1할7푼8리의 대책없는 수치는 조범현 kt 감독의 어깨를 짓누른다. 나머지 9구단은 kt에 패하면 2패나 다름없다며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선 너무나 당연하다. 활로는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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