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할 절대 사수!' 롯데-KIA의 뜨거웠던 전쟁

기사입력 2015-05-19 21:34


롯데와 KIA의 2015 KBO 리그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2사 1,2루 롯데 아두치가 KIA 최영필의 투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3점홈런을 날렸다. 홈인하며 선행주자 손아섭 김민하와 기쁨을 나누는 아두치.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5.19/

"5할 지켜내겠습니다." "재미있는 숭부가 될 겁니다."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3연전 첫 경기가 열린 19일 부산 사직구장. 이날 경기 전 분위기는 확실히 다른 날과 달랐다. 긴장감이 평소에 비해 몇 배 더한 느낌. 양팀 수장도 전의를 불태웠다. 롯데 이종운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 마지막 "5할을 꼭 지키겠다"며 선수들 훈련을 지휘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갔다. KIA 김기태 감독도 "양팀 모두에 매우 중요한 경기다. 재미있는 승부가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를 앞둔 양팀의 승률은 정확히 5할이었다. 롯데 20승20패, KIA 19승19패로 나란히 공동 7위. 이번 3연전으로 인해 한 팀은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고 한 팀은 5할 이하로 떨어지는 결과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5할을 사수해야 하는 이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선수단이 안정감을 갖고 다가오는 경기들을 풀어나갈 수 있는 심리적 마지노선이다. 김 감독은 "만약, 우리가 17일 두산 베어스전을 지고 5할 승률 -2승으로 이날 경기에 임하게 됐다면 선수단 분위기가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3연전에서 밀리지 않아야 치열한 중상위권 싸움에서 한발 더 도약할 수 있다. 18일 기준, 공동 7위임에도 선두 두산과 4경기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던 양팀이다.

최소 위닝시리즈를 가져가야 한다. 그 분수령은 3연전 첫 번째 경기다. 양팀이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양팀 감독의 지략 대결이 뜨거웠다. 김 감독은 롯데 선발 좌완 레일리를 상대로 1번부터 9번 타순까지 모두 오른손 타자를 배치했다. 9번 유격수 강한울만 좌타자. 또, 최근 뜨거운 방망이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민우를 리드오프로 배치했다. 김민우는 6회 시즌 두 번째 홈런을 터뜨렸다. 이 감독은 최근 심리적 부담을 안고있는 손아섭을 7번에 배치하고, 원래 7번 타순이던 정 훈을 2번으로 전진배치했다. 손아섭은 4안타 경기를 했고 정 훈도 3안타를 몰아쳤다.

선발로 나선 양팀 외국인 투수들도 경기의 중요성을 알았는지 동반 호투했다. 롯데 레일리는 홈런 2개를 맞았지만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스틴슨은 6이닝 1실점으로 레일리에 판정승을 거뒀다.

경기 후반 벤치 대결도 흥미로웠다. 필과 김민우의 홈런포로 KIA가 앞서나갔다. 하지만 롯데가 7회말 한꺼번에 3점을 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선두 손아섭이 안타로 출루하자 이 감독은 스틴슨을 상대로 좌타자 김문호를 대타로 내세웠다. 김 감독이 투수를 좌완 심동섭으로 바꿨다. 그러자 이 감독은 곧바로 우타자 김민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심동섭이 김민하, 아두치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2사 1, 2루. 김 감독이 감 좋은 정 훈을 대비해 필승조 한승혁을 올렸다. 그런데 정 훈이 한승혁을 이겨내고 1타점 적시타를 쳐냈다. 김 감독이 홈 승부를 대비해 우익수를 김다원에서 어깨가 좋은 박준태로 교체했는데, 공교롭게도 정 훈의 타구가 박준태쪽으로 갔다. 박준태가 혼신의 힘을 다해 홈에 공을 뿌렸지만 발빠른 손아섭이 간발의 차이로 살았다. 이어진 황재균의 동점 싹쓸이 2루타도 박준태가 몸을 날려 잡으려 했지만 공은 우중간으로 흘렀다. 박준태 용병술을 롯데가 이겨냈다.

마지막에 웃은 건 롯데였다. 롯데가 흔들리는 한승혁을 상대로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김 감독이 과감하게 투수를 최영필로 바꿔 문규현을 삼진 처리해 한숨 돌리는 듯 했다. 하지만 잠잠하던 아두치가 최영필을 상대로 결승 스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김 감독의 말대로 정말 치열했고, 재미있는 승부였다. 이 감독도 5할을 사수하겠다는 공약을 지켰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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