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가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주최의 프리미어12에 참가한다. 대한야구연맹(KBA)가 아닌 KBO가 참가 주체다. 즉 프로선수들로만 구성해서 출전한다.
일단 감독 선임이 문제다. 야구규약의 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3조 1항엔 '감독은 현역 감독으로서 전년도 우승팀 감독, 준우승팀 감독순으로 총재가 선임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 규정을 따르면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이 대표팀을 맡아야 한다. 하지만 류 감독은 이미 지난 2013 WBC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때 국가대표 감독을 했었다. 프리미어12 대표팀 감독까지 맡는 것은 삼성 구단에서부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예전엔 미리 정해진 일정 때문에 우승을 하게 되면 대표팀 감독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국제대회를 준비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엔 시즌 중에 갑자기 대회가 생겼다. 어느 현역 감독이든 갑자기 대표팀 감독으로서 팀 구성을 생각할 시간-정신적인 여력이 없다.
게다가 특별한 동기부여도 없다. 2013 WBC에서 한국이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것이 동기부여가 없었던 것이 컸다는 평가가 많았다. 2006년엔 4강 진출에 병역혜택을 받았고, 2009년엔 병역혜택에 대한 기대를 품고 출전해 준우승까지 이뤄냈지만 2013년엔 병역혜택이 전혀 없음을 알고 출전했던 것. 지난해 아시안게임은 금메달에게 병역혜택이란 동기부여가 있었고 몇차례 위기를 극복하고 금메달을 따냈다.
대회 상금으로 동기부여를 시키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이미 한국 프로야구는 연봉이 많이 올랐다. FA가 되면 엄청나게 큰 돈을 만진다. 국제대회보다 국내리그가 더 중요해졌다. 아무리 대회 상금이 많다고 해도 선수 개인이 받는 액수는 연봉에 비하면 많지 않다. 굳이 나가서 자칫 부상을 당하면 큰일이다. 국민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욕먹는 국제대회에 나가는 것을 꺼릴 수밖에 없다.
국가대표에 뽑히면 부상외의 이유로는 빠질 수 없다고 해도 아프다고 진단서를 제출하면 그만이다.
프리미어12가 생겨 WBC, 아시안게임과 함께 3개의 국제대회가 치러지게 됐다. 여기에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야구가 정식종목이 된다면 매년 국제대회가 한차례씩 열리게 된다. 야구팬들은 좋지만 선수들로서는 무리로 인한 부상의 위험이 따른다. 현재까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엔 병역혜택이 따르고 WBC엔 메이저리거들과 함께 경쟁을 한다는 의미라도 있지만 프리미어12는 아직 대회의 위상이 불분명하다. KBO로선 감독 선임부터 큰 벽을 만났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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