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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문제일까.
KIA전을 복기해보자. 2사 후 김주찬에게 홈런을 맞았다. 1회 상대 중심타자에 맞은 솔로홈런이었다. 툭 털고 자신의 투구를 이어가면 됐다. 그런데 이 홈런을 허용하고 급격히 흔들렸다. 필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후부터 제구가 완전히 무너졌다. 최희섭과 이범호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홍구에게 1타점 좌전안타를 맞은 뒤 박준태에게 또다시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결국 롯데 덕아웃은 선택을 해야 했다. 이정민이 구원등판했다.
kt 시절에는 뭔가 강렬한 눈빛이 살아있었고, 투지도 넘쳐 보였다. 하지만 롯데 이적 후에는 그 눈빛을 잃었다. 새 팀에 대한 적응 여부도 신인 선수에게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신체적으로도 페이스가 떨어질 시점
박세웅은 고교 졸업 후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리고 지난 겨우내 엄청난 훈련을 소화했다. 조범현 감독은 선수들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많은 훈련을 부과한다. 아직은 어린 투수에게 지난 1년 반의 과정이 버거웠을 수 있다.
박세웅이 호평을 받은 것은 야윈 몸에서 나온다고 믿기지 않았던 강력한 직구다. 140㎞ 중후반대의 직구를 씩씩하게 뿌리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경기를 보면 구속이 현저하게 줄어 140㎞를 갓 넘기는 수준이다. 이날 직구 최고구속이 144㎞였다. 당연히 수준 높은 1군 선수들을 상대로 통할리 없다. 구속, 구위, 제구가 완벽해도 1군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까, 말까인데 시즌 초반 보여줬던 가능성 있는 모습들을 잃은 상태다.
너무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신인 선수가 진정한 프로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 박세웅이 kt의 토종 에이스로 많은 주목을 받아서 그렇지, 그도 그저 한 신인 투수에 불과하다. 차원이 다른 1군 무대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힘을 썼고, 그로 인한 구위, 체력 저하 등이 찾아온 것이다. 여기에 심리적 압박감까지 더해지니 급격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프로 적응을 위한 시간과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