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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구 노이로제가 생겼을 정도였어요."
홈런 뿐 아니다. 타율도 3할2푼6리로 고타율이다. 타점도 39개. 3할-30홈런-100타점 페이스다. 이 기록을 달성한다면 리그 최고의 포수이자 리그 최고 타자로 거듭날 수 있다. 역대 포수 중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없다.
강민호는 장 코치에 대해 "전설의 스타플레이어 출신 아니신가. 그런데 코치님 지도를 받으며 깜짝 놀랐다"고 했다. 보통 야구를 잘한 스타 출신 지도자들은 자신의 스타일을 선수들에게 주입시키려는 마음이 크다. 그런데 장 코치는 강민호 뿐 아니라 선수들에게 시시콜콜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선수들이 가진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그 스타일을 살려주기 위해 조용히 지켜본다. 강민호는 "선수들이 각각의 상황에서 어떤 마음을 갖는지 굉장히 잘 알아주신다. 찬스에서 타석에 나서기 전 기술적 조언을 해주시지 않고 긴장을 풀어주시는 식이다. 정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그냥 손놓고 선수들을 바라만 보는게 아니다. 전날 타격 훈련을 했으면, 그 다음날 지나가다 한마디 툭 던지는 스타일. 강민호는 "스프링캠프에서 딱 한 마디 하셨다. '나오면서 쳐'였다. 코치님의 이 한 마디가 나를 살렸다"고 했다.
강민호는 '강풍기'라는 좋지 않은 별명을 갖고있다. 그만큼 헛스윙 삼진이 많았다는 뜻. 강민호는 "사실 지난 시즌 변화구 노이로제에 걸렸을 정도였다. 상대가 변화구를 던질 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방망이가 나가고 있었다"고 말하며 "변화구를 신경쓰다보니 지나치게 무게중심을 뒤에 둔 스윙이 됐다. 그러니 타구에 힘이 실리겠나. 그 포인트를 집어주신 것이다. 공을 맞히며 몸이 앞으로 힘을 실어줘야 타구가 날아갈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렇게 스탠스를 좁히고, 공을 끝까지 보며 타격 순간 강력한 힙턴으로 비거리를 늘리는 연습을 시작했다. 절대 서두르는 스윙이 아닌, 공을 기다리지 않고 만나러 가는 스윙. 강민호는 스프링캠프에서 이 스윙에 대한 감을 잡았고 조심스럽게 "부활할 수 있다. 지켜봐달라"고 얘기했던 것이다.
강민호는 "장 코치님께 너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